# 대반야바라밀다경 567 ## 004_1004_a 대반야바라밀다경 제567권 大般若波羅蜜多經卷第五百六十七 ## 004_1004_a 삼장법사 현장 한역 김월운 번역 三藏法師玄奘奉 詔譯 ## 004_1004_a 3. 현상품(顯相品) 第六分顯相品第三 ## 004_1004_a 그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 어깨만을 덮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고 앉아서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어떠한 형상입니까?” 爾時,最勝復從座起,偏覆左肩,右膝著地,合掌向佛,白言:“世尊!甚深般若波羅蜜多以何爲相?” ## 004_1004_a 부처님께서 최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천왕아, 잘 알아라. 땅ㆍ물ㆍ불ㆍ바람ㆍ허공의 형상이 있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그러하니라.” 於是,世尊告最勝曰:“天王當知!如地、水、火、風、空等相,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 ## 004_1004_a 최승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땅ㆍ물ㆍ불ㆍ바람ㆍ허공의으 형상과 같습니까?” 是時,最勝便白佛言:“世尊!云何甚深般若波羅蜜多如地、水、火、風、空等相?” ## 004_1004_a 부처님께서 최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천왕아, 잘 알아라. 두루하고 광대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땅의 형상인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으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법의 진여가 두루하고 광대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때문이니라. 佛告最勝:“天王當知!普遍廣大難可度量是爲地相,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何以故?諸法眞如普遍廣大難測量故。 ## 004_1004_a 천왕아, 잘 알아라. 온갖 약초가 땅에 의해서 자라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으니, 두루 온갖 착한 법을 자라게 하느니라. 天王當知!一切藥草依地生長;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普能生長一切善法。 ## 004_1004_a 천왕아, 잘 알아라. 비유컨대 땅덩이가 늘어도 기뻐하지 않고 줄어도 근심하지 않나니, 나와 내 것을 여읜 까닭이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찬탄하여도 늘지 않고 헐뜯어도 줄지 않나니, 나와 내 것을 여의어서 두 형상이 없기 때문이니라. 또 땅덩이는 세간 중생들이 밟고 다니되 발을 들고 놓을 때마다 의지하지 않는 이가 없나니,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좋은 도를 구하거나 열반에 향하려는 이는 의지하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天王當知!譬如大地,增之不喜,減之不憂,離我、我所,無二相故;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讚歎不增,毀訾不減,離我、我所,無二相故。又如大地,世閒往來擧足、下足無不依之;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若求善趣、若向涅槃無不依止。 ## 004_1004_a 또땅덩이에서 갖가지 보배가 나오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세간의 갖가지 공덕을 내느니라. 또 땅덩이는 벌레ㆍ개미ㆍ모기ㆍ깔따귀 따위의 갖가지 괴로움이 요동시키지 못하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나와 내 것을 여의어 도무지 분별이 없이 운동시킬 수 없느니라. 又如大地,出種種寶;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出生世閒種種功德。又如大地,蟲、蟻、蚊、蝱種種苦事不能傾動;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離我、我所都無分別不可傾動。 ## 004_1004_b 또 땅덩이는 사자나 용이나 코끼리들의 소리를 들어도 조금도 놀라지 않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온갖 하늘 마귀와 외도들이 두렵게 하지 못하나니, 무슨 까닭이겠는가. 나가 있다고 보지 않고, 법이 있다고 보지 않아 제 성품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又如大地,若聞師子、龍、象等聲終無驚怖;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一切天魔及外道等不能恐懼。何以故?不見有我,不見有法,自性空故。 ## 004_1004_b 또 천왕아, 잘 알아라. 비유하건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온갖 물짐승이 모이는 곳이 되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참된 법계에서 흘러나와 세간으로 퍼져서 온갖 착한 법의 의지할 바가 되느니라. 또 물이 능히 초목들을 적시어 꽃과 열매를 맺게 하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온갖 삼매를 축여서 도를 돕는 법을 내고, 온갖 유정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느니라. 天王當知!譬如水大,從高赴下,水族所歸;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從眞法界流趣世閒,一切善法之所依止。又如水大,能潤草木生於花果;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潤諸等持生助道法,成一切智得佛法果,利益安樂一切有情。 ## 004_1004_b 또 물이 초목의 뿌리를 적시어서 뽑아가지고 떠내려가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능히 온갖 소견과 번뇌와 습기의 근본을 뽑아서 영원히 다시 나지 않게 하느니라. 또 물의 성품이 본래 청결하여 때가 없고 더러움이 없는데,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본체에 번뇌가 없는 까닭에 청결(淸潔)이라 하고, 모든 미혹을 여읜 까닭에 무구(無垢)라 하고, 한 형상이어서 차이가 없는 까닭에 무탁(無濁)이라 하느니라. 又如水大,漬草木根,能使傾拔隨流而去;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能滅一切見、趣、煩惱、習氣根本永不復生。又如水大,性本淸潔無垢無濁;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體無煩惱故名淸潔,能離諸惑故名無垢,一相非異故名無濁。 ## 004_1004_b 또 어떤 사람이 더운 여름날에 물을 만나면 서늘한 것 같이 번거로운 유정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들으면반드시 서늘함을 얻고 온갖 번뇌를 여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목이 마른 끝에 물을 얻으면 갈증이 그치는 것 같이, 세상을 벗어나는 법을 구하던 이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얻으면 생각과 소원이 모두 그치느니라. 또 못물이 심히 깊어서 들어가기 어려운 것 같이, 반야바라밀다는 여러 부처님의 경계이어서 심히 깊이 들어가기 어려우니라. 如人夏熱,遇水淸涼;熱惱有情得聞如是甚深般若波羅蜜多,必獲淸涼離諸熱惱。如人患渴,得水乃止;求出世法,得深般若波羅蜜多思願便止。又如泉池甚深難入,如是般若波羅蜜多諸佛境界甚深難入。 ## 004_1004_c 또 세간의 움푹한 곳에 고인 물은 모두가 평등한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와 같아서 독각ㆍ성문ㆍ중생에게 모두 평등하느니라. 또 깨끗한 물로 더러움을 씻으면 깨끗해지는 것 같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통달하면 온갖 번뇌를 여의고 깨끗하게 되나니, 무슨 까닭이겠는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제 성품이 청정하여서 온갖 미혹을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又如世閒坈埳之處水皆平等;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於諸獨覺、聲聞、異生皆悉平等。又如淨水洗除垢穢令得淸淨,如是菩薩通達般若波羅蜜多離諸煩惱卽得淸淨。何以故?甚深般若波羅蜜多自性淸淨,離諸惑故。 ## 004_1004_c 천왕아, 잘 알아라. 비유컨대 불이 온갖 초목과 약초를 태우지만, ‘내가 능히 물건을 태운다.’하지 않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러하여서 온갖 번뇌와 습기를 소멸하면서도, ‘내가 능히 영원히 없앤다’ 하지 않느니라. 天王當知!譬如火大,雖燒一切樹木藥草,而不念言:‘我能燒物。’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雖能永滅一切煩惱及諸習氣,而不念言:‘我能永滅。’ ## 004_1004_c 또 불이 온갖 물건들을 익게 하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온갖 불법을 모두 익어지게 하느니라. 또 불이 온갖 축축한 것을 말리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온갖 번뇌의 사나운 흐름을 말리어 영원히 일어나지 않게 하느니라. 又如火大,悉能成熟一切物類,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皆能成熟一切佛法。又如火大,悉能枯竭諸濕物類;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皆能枯竭諸漏瀑流令永不起。 ## 004_1004_c 또 불더미가 설산 마루에 있으면 능히 한 유순이나 열 유순을 멀리 비치지만, ‘내가 능히 멀리 비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성문ㆍ독각ㆍ보살을 비치나, ‘내가 능히 거짓들을 비친다.’하지 않느니라. 又如火聚在雪山頂,雖能遠照一踰繕那,乃至能照十踰繕那,而無是念:‘我能照遠。’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雖照聲聞、獨覺、菩薩,而亦不念:‘我能照彼。’ ## 004_1005_a 또 새나 짐승들이 밤에 불빛을 보면 두려워서 멀리 피하는 것같이, 박복한 중생이나 성문ㆍ독각들이 반야바라밀다를 들으면 두려워서 멀리 여의려 하느니라. 그들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이름도 들을 수 없거늘 하물며 능히 닦아 배우겠느냐. 又如禽獸,夜見火光恐怖遠避,薄福異生、聲聞、獨覺,若聞般若波羅蜜多恐懼捨離。甚深般若波羅蜜多聞名尚難,況能修學! ## 004_1005_a 또 밤길을 멀리 가다가 바른 길을 잃었을 때에 불빛을 보면 매우 기뻐하고, 마을이 있는 것을 알고는 빨리 빨리 걸어서 편안한 곳에 이르러 영원히 두려움이 없게 되는 것 같이, 생사의 넓은 들에서 복덕이 있는 이가 반야바라밀다를 들으면 매우 기뻐하면서 받아 지니고 외워서 영원히 번뇌의 마음을 여의고 안락을 얻느니라. 如夜遠涉迷失正路,若見火光生大歡喜,知有聚落疾往趣之,至便安隱永無怖畏,生死曠夜有福德人,若聞般若波羅蜜多,生大歡喜受持、讀誦,永離煩惱心得安樂。 ## 004_1005_a 또 세간의 불이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 평등한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성현이나 중생이 모두 평등하게 지니고 있느니라. 또 바라문과 왕족들이 모두 불을 섬기는 것 같이 부처님과 보살들이 모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공양하느니라. 또 작은 불이 능히 삼천대천세계를 태우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한 구절만 들으면 능히 한량없는 번뇌를 태우느니라. 如世閒火,貴賤皆同;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聖者、異生平等皆有,如婆羅門及剎帝利咸供養火,諸佛、菩薩咸皆供養甚深般若波羅蜜多。又如小火,能燒三千大千世界;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若聞一句則能焚燒無量煩惱。 ## 004_1005_a 또 천왕아, 잘 알아라. 비유컨대 바람이 능히 온갖 물건을 자라게 하는 것과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능히 온갖 세간과 세간 밖의 착한 법을 자라게 하느니라. 또 바람이 거셀 때에는 능히 온갖 물건을 윽박지르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이러하여서 수행이 맹렬해지면 능히 생사의 번뇌를 끊어 없애느니라. 天王當知!譬如風大,能令一切物類增長;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能令一切世、出世閒善法增長。又如風大,若增盛時,普能摧滅一切物類;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若修增盛,遍能摧滅生死煩惱。 ## 004_1005_a 또 바람이 답답함과 번열을 모두 서늘케 하는 것같이, 반야바라밀다도 이러하여서번거롭고 답답한 유정들로 하여금 서늘한 열반의 항상함과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또 바람이 항상 나부끼어 멈추지 않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온갖 법에 도무지 머무는 바가 없느니라. 又如風大,能令鬱熱皆得淸涼;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能令煩惱鬱熱有情證得淸涼涅槃常樂。又如風大,飄颺不停;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於一切法都無所住。 ## 004_1005_b 또 천왕아, 잘 알아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때를 여의고 집착이 없고 고요하고 한량이 없고 끝없는 지혜이어서 평등하게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을 통달하며, 마치 허공의 성품이 머무는 바가 없는 것 같이, 경계의 형상을 여의고 분별하는 마음을 초월하였으며, 마음과 마음 부치에 도무지 분별함이 없나니, 생멸이 없고 제 성품을 여읜 까닭이니라. 天王當知!甚深般若波羅蜜多離垢、無著、寂靜、無量、無邊智慧,平等通達諸法實性,如太虛空性無所住,離境界相,超尋伺等,心及心所都無分別、無生、無滅,自性離故。 ## 004_1005_b 또 천왕아, 잘 알아라. 보살마하살들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유정을 이롭게 하는 것은 세간에서 희유한 일이니라. 또 해와 달을 모두가 수용하는데 마치 서늘한 달이 능히 더위를 없애 주는 것같이, 반야바라밀다도 능히 온갖 번뇌와 더위를 제거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利樂有情世閒希有,猶如日月一切受用。謂如涼月,能除熱惱;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能除一切煩惱熱毒。 ## 004_1005_b 또 밝은 달을 세간사람이 보기를 좋아하는 것과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온갖 성현들이 보기를 좋아하느니라. 또 선 보름(白月)에는 달이 날마다 자라는 것 같이, 보살마하살들이 반야바라밀다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처음에 마음을 일으킴으로부터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기까지 점점 자라느니라. 又如明月,世閒樂見;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一切聖賢之所樂見。又如白月,日日增長,諸菩薩衆行深般若波羅蜜多,從初發心乃至證得所求無上正等菩提漸漸增長。 ## 004_1005_b 또 후 보름(黑月)에는 달이 날마다 줄어드는 것 같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번뇌와 졸음이 차츰 차츰 사라지느니라. 또 보름달을 바라문과 왕족이 모두 찬탄하는 것 같이 착한 남자와 착한 여인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세간의 하늘ㆍ사람ㆍ아수라 등이 모두 찬탄하느니라. 又如黑月,日日減盡,諸菩薩衆行深般若波羅蜜多,煩惱、隨眠漸漸減盡。又如滿月,諸婆羅門、剎帝利等咸所讚歎,若善男子、善女人等行深般若波羅蜜多,世閒天、人、阿素洛等皆所讚歎。 ## 004_1005_b 또 달이 사천하를 두루 다니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물질과 마음에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느니라. 또 맑은 달이 항상 스스로 장엄하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본 성품도 본래 청정하여 항상 스스로를 장엄하느니라. 무슨 까닭이겠는가. 본 성품이 물듦을 여의어서 생멸이 없고 온갖 법에 두루하면서 제 성품을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又如月行遍四洲界;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於色、心等無處不遍。又如淨月,常自莊嚴;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性本淸淨恒自莊嚴。何以故?本性離染、無生、無滅、遍一切法,自性離故。 ## 004_1005_c 또 타오르는 햇빛이 뭇 어둠을 깨뜨리지만 내가 능히 그것들을 깨뜨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그러하여서 비록 끝없는 온갖 번뇌를 깨뜨리나, 내가 능히 그들을 깨뜨린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譬如盛日,雖破衆闇,而不念言:‘我能破彼。’甚深般若波羅蜜多,復如是,雖破無始一切隨眠,而不念言:‘我能破彼。’ ## 004_1005_c 또 뜨거운 햇빛이 연꽃을 피게 하지만 내가 능히 그것을 피웠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그러하여서 비록 보살마하살의 마음이 열리게 하지만 내가 능히 그를 연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又如烈日,雖開蓮華,而不念言:‘我能開彼。’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雖開菩薩摩訶薩心,而不念言:‘我能開彼。’ ## 004_1005_c 또 밝은 해가 시방세계를 비추지만 내가 능히 두루 비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도 그러하여서 끝없이 비추지만 비춘다는 상이 없느니라. 又如麗日,雖照十方,而不念言:‘我能遍照。’甚深般若波羅蜜多亦復如是,雖照無邊而無照相。 ## 004_1005_c 또 동쪽에 먼동이 트는 것을 보면 오래지 않아 해가 솟을 것을 아는 것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들으면 그 사람은 부처의 경지에 멀지 않음을 알리라. 如見東方赤明相現,則是不久日輪當出,若聞般若波羅蜜多,當知是人去佛不遠。 ## 004_1005_c 또 남섬부주의 남녀들이 해가 솟는 것을 보면 몹시 기뻐하는 것 같이, 세간에 반야바라밀다의 이름이 나타나면 온갖 성현들이 모두 몹시 기뻐하느니라. 如贍部洲諸善士女,若見日出生大忻慶,若時世閒有深般若波羅蜜多名字出現,一切聖賢皆大歡喜。 ## 004_1005_c 또 해가 솟으면 별과 달은 모두 사리지는 것같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외도와 2승의 공덕은 모두가 무색해지느니라. 또 해가 솟으면 언덕과 구덩이의 높고 낮은 곳을 모두 볼 수 있는 것 같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세간 사람들이 삿된 도와 바른 도를 분별하게 되느니라.무슨 까닭이겠는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제 모양이 평등하여서 생과 멸이 없고 성품이 본래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又如日出,月及星光皆悉不現,若諸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外道二乘所有功德皆悉不現。又如日出,方見坑坎高下之處,若諸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世閒乃知邪正之道。何以故?甚深般若波羅蜜多自相平等,無生無滅,性遠離故。 ## 004_1006_a 또 천왕아, 잘 알아라.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공의 행을 많이 닦아서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밝은 도를 닦아 익히어 어두운 장애를 제멸하며, 나쁜 벗을 멀리 여의고 부처님들을 가까이 하며, 마음과 마음이 서로 계속하여 부처를 생각함이 끊이지 않게 하며, 평등한 이치를 통달하여 법계에 수순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多修空行無所住著,修習明道滅除闇障,遠離惡友親近諸佛,心心相續念佛無斷,通達平等隨順法界。 ## 004_1006_a 신통과 유희로써 시방의 여러 나라에 두루하지만 몸은 본래의 국토에 머물러서 도무지 요동치 않으며, 여러 부처님의 법을 보되 마치 눈앞에 있는 것을 보듯 하며, 비록 세간에 있으나 세상 법에 물들지 않음이 마치 진흙에서 연꽃이 나는 것 같나니, 이러한 보살은 비록 생사 속에 있되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의 힘 때문에 물들지 않느니라. 雖神通遊戲遍十方國,而身住本土都不動搖。觀諸佛法猶如現見。雖在世閒世法不染,猶淤埿處所出蓮華。如是菩薩雖處生死,甚深般若波羅蜜多巧便力故而不染著。 ## 004_1006_a 무슨 까닭이겠는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생과 멸이 없고, 제 모양이 평등하여서 보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성품이 본래 멀리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何以故?甚深般若波羅蜜多無生、無滅、自相平等、不見、不著,性遠離故。又如蓮華,不停水滴,如是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乃至少惡亦不暫住。 ## 004_1006_a 또 연잎에 물방울이 머물지 못한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엔 조그마한 죄악이라도 또는 잠시라도 머물지 못하느니라. 또 연꽃이 있는 곳마다 향기가 그윽한 것 같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인간에 있거나 하늘에 있으면 성과 읍과 마을에 온통 계의 향이 구족하느니라. 又如蓮華,隨所在處香氣馚馥,如是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若在人閒或居天上,城邑、聚落悉具戒香。 ## 004_1006_a 또 연꽃의 성품이 청결하여서 바라문 등이 모두 아끼고 사랑하는 것 같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하늘ㆍ용ㆍ약차ㆍ건달바 등과 보살들과 부처님들이 모두 좋아하느니라. 又如蓮華,稟性淸潔,婆羅門等咸所寶愛,如是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天、龍、藥叉、健達縛等、菩薩、諸佛咸所愛敬。 ## 004_1006_a 또 연꽃이 처음 피려 할 때에 대중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 같이,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엔 말하기 전에 웃음을 띄워 찡그리는 일이 없음으로써 대중이 기뻐하게 하느니라. 又如蓮華,初欲開發能悅衆心,如是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含笑先言,遠離嚬蹙,令衆歡喜。 ## 004_1006_b 또 연꽃은 꿈속에 보아도 길한 상서인 것 같이, 하늘이나 인간들이 꿈속에서라도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을 보면 좋은 상서인데, 하물며 참으로 듣거나 보는 것이겠는가. 又如蓮華,夢中見者亦是吉相,諸人、天等乃至夢中聞見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亦是吉祥,況眞聞見! ## 004_1006_b 또 연꽃이 처음 솟을 때에 인간이나 인간이 아닌 무리들이 모두가 사랑하고 아끼는 것 같이, 보살마하살들이 반야바라밀다를 배우기 시작하면 여러 부처님ㆍ제석ㆍ범천ㆍ 등이 모두가 함께 보호하느니라. 又如蓮華,初始生位,人非人等咸所愛護,如是菩薩始學般若波羅蜜多諸佛、菩薩、釋梵天等共所衛護。 ## 004_1006_b 또 천왕아, 잘 알아라. 모든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마음을 일으키되, ‘나는 온갖 바라밀다를 이치와 같게 통달하여 유정들을 교화하고 불법을 원만케 하며, 보리수 밑의 금강좌(金剛座)에 앉아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고, 미묘한 법 수레에 열두 가지 미묘한 행상(行相)을 갖추어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興如是心:‘我當如理通達一切波羅蜜多,教化有情圓滿佛法;菩提樹下坐金剛座,證得無上正等菩提,轉妙法輪,具十二種微妙行相, ## 004_1006_b 세간의 사문이나 바라문 등과 하늘ㆍ마(魔)ㆍ제석ㆍ범천들이 아직 아무도 굴리지 않았던 것을 굴리어 시방의 한량없고 무수하고 끝없는 세계의 온갖 유정들을 제도하여 생사의 바다에서 평등하게 건져내어 반야바라밀다에 안정시키리라. 世閒沙門、婆羅門等,天、魔、釋、梵所不能轉;化度十方無量無數無邊世界一切有情,從生死海平等濟拔;安置般若波羅蜜多, ## 004_1006_b 그리하여 귀의할 곳이 없는 이에게 귀의할 곳이 되어 주고, 구호할 이가 없는 이에게 구호할 이가 되어 주고, 부처를 보고자하는 이에게 부처를 보게 하리라. 그리고 사자후(獅子吼)를 하고 신통으로 유희하여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해서 대중들로 하여금 양모하는 마음을 내게 하고, 그 마음이 청정하여 요동치 않고, 뜻에 아첨과 굽음이 없이 삿된 생각을 멀리 여의게 하리니, 이른바 2승의 법을 생각지 않아 온갖 졸음을 다하고 다시는 번뇌가 없이 하리라. 無歸依者爲作歸依,無救護者爲作救護,欲見佛者令得見佛;作師子吼遊戲神通,歎佛功德令衆渴仰;其心淸淨終不動搖,意無諂曲遠離邪念,所謂不念二乘之法;盡諸隨眠,無復煩惱; ## 004_1006_b 그리고 몸에는 거짓 행이 없어져서 삿된 위의를 여의고 입에는 거짓말이 없어져서 여실히 말하며, 은혜를 받았으면 항상 갚으려는 생각을 내되 가벼운 은혜도 중하게 갚으려 하며, 마음으로는 남을 원망치 않고 입으로는 항상 부드럽게 말하게 하리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청정한 행을 닦을 때에 더럽히는 이와 더럽힌 바를 보지 않나니, 둘이 없고차별이 없어서 제 성품이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身無僞行,離邪威儀;口無詭言,如實而說;受恩常感,輕恩重報;心不懷憾,口恒軟語。如是修習淸淨之心,不見能污及所污法,無二、無別、自性離故。’ ## 004_1006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여래의 세 가지 청정함을 믿어 이해하나니, 이른바 보살들이 생각하되, ‘경전 가운데 여래의 몸의 청정함을 말씀하셨으니, 법신(法身)ㆍ최적정신(最寂靜身)ㆍ무등등신(無等等身)ㆍ무량신(無量身)ㆍ불공신(不共身)ㆍ금강신(金剛身)이다’하고, 이에 대해 확고히 믿어 마음에 의혹이 없으면 이것이 여래의 몸의 청정함을 믿어 이해하는 것이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信解如來三種淸淨。謂諸菩薩作是思惟:‘契經中說如來身淨,所謂法身、最寂靜身、無等等身、無量身、不共身、金剛身,於此決定心無疑惑。’是名信解如來身淨。 ## 004_1006_c 다시 생각하되, ‘경전 가운데 여래의 말이 청정함을 말씀하셨으니, 중생들에게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시거나, 보살들에게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시는데, 이러한 말씀들이 이치에 어기지 않음을 믿는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여래는 온갖 허물을 영원히 여의어서 모든 졸음이 다하고 다시는 번뇌가 없으며, 고요하고 청정하시므로 하늘ㆍ마ㆍ범왕이나 사문 바라문들이 여래의 말에서 실수를 찾아낼 수가 없으리라’하나니, 이것이 여래의 말의 청정함을 믿어 이해하는 것이니라. 復次思惟:‘契經中說如來語淨,如爲異生授記作佛,亦爲菩薩授作佛記,信如是語理不相違。所以者何?如來永離一切過失,盡諸隨眠,無復煩惱,寂靜淸淨;若天、魔、梵及諸沙門、婆羅門等,能得如來語業失者,無有是處。’是名信解如來語淨。 ## 004_1006_c 다시 생각하되, ‘경전 가운데 여래의 뜻의 청정함을 말씀하셨으니, 여러 부처님들이 생각하시는 법은 성문이나 독각이나 보살이나 하늘ㆍ인간 그밖에 유정들이 아무도 아는 이가 없으리라. 왜냐 하면 여래의 마음은 매우 깊어서 들어가기 어려우며, 온갖 분별(尋問)을 여의어서 생각으로 헤아릴 경계가 아니며, 한량없고 끝이 없어 허공의 경계와 같다’ 하나니, 이렇게 믿어 알아서 마음에 의혹이 없으면 이것이 여래의 뜻이 청정함을 믿어 이해하는 것이니라. 復次思惟:‘契經中說如來意淨,諸佛世尊心所思法,聲聞、獨覺、菩薩、天、人及餘有情無能知者。何以故?如來之心甚深難入,離諸尋伺非思量境,無量無邊同虛空界,如是信知心不疑惑。’是名信解如來意淨。 ## 004_1006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할 때에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보살마하살들은 유정들을 위해 무거운 짐을 지되 견고하여 물러나지 않으며, 두려워하거나 피로함이 없이 보시ㆍ계율ㆍ참음ㆍ정진ㆍ선정ㆍ반야ㆍ방편선교ㆍ묘한 서원ㆍ힘ㆍ지혜바라밀다를 차례차례 수행하며, 불법의 장애 없고 걸림 없고 끝없고 같을 이 없고 함께 하지 않는 법을 성취하며, 말하는 것이 확실하여 그 성품이 용맹하며, 여래의 광대한 사업을 성취한다.’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作是思惟:‘如佛所說諸菩薩摩訶薩爲諸有情荷負重擔,堅固無退、不怖、不疲,次第修行布施、淨戒、安忍、精進、靜慮、般若、方便善巧、妙願、力、智波羅蜜多,成就佛法,無障、無㝵、無邊、無等、不共之法;所言決定,其性勇猛,成就如來廣大事業。’ ## 004_1007_a 이 보살마하살들이 그러한 일들에 대하여 의혹이 없이 깊은 마음으로 믿어 받드느니라. 是諸菩薩於彼事中,無惑、無疑、深心信受。 ## 004_1007_a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마침내는 묘한 깨달음의 자리에 앉아서 걸림 없고 청정한 천안통ㆍ천이통ㆍ타심통ㆍ숙명통ㆍ누진통을 얻으며, 잠깐 사이에 평등한 지혜로써 3세의 법을 통달하며, 온갖 세간을 여실히 관찰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作是思惟:‘如佛所說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究竟安坐妙菩提座,能得無㝵淸淨天眼、天耳、他心、宿住、隨念、漏盡智通,於一念頃,以平等智通達三世,如實觀察一切世閒, ## 004_1007_a 이러이러한 유정은 몸과 입과 뜻의 나쁜 행을 갖추어 성현을 비방하였고, 삿된 소견으로 삿된 업을 지었으므로 몸과 목숨이 다한 뒤에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이러이러한 유정은 몸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을 갖추어 성현을 찬탄하고, 바른 소견으로 바른 업을 지었으므로 몸과 목숨이 다한 뒤에는 좋은 세계에 나리라’하느니라. 如是有情具身惡行、語惡行、意惡行,毀謗聖賢,由邪見造邪業,身壞命終當墮惡趣;如是有情具身妙行、語妙行、意妙行,稱讚聖賢,由正見造正業,身壞命終當生善趣。 ## 004_1007_a 이와 같이 유정의 세계를 관찰한 뒤에는 다시 생각하되, ‘내가 전에 서원을 세우기를, 보살의 도를 행하여 스스로가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리라, 하였는데, 이제 그 소원을 원만케 해야 하겠다’하나니, 이 보살이 그 일에 대하여 의혹이 없어 여실히 믿고 받들어 지니느니라. 如實觀察有情界已,作是念言:我昔發願行菩薩道,自覺、覺他此願應滿。’是諸菩薩於彼事中,無惑、無疑、如實信受。 ## 004_1007_a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성불한 경지를 깨달은 곳이라고 하나니, 스스로가 깨닫기 때문에 바른 깨달음(正覺)이라 하고, 유정들을 깨우쳐 주는 까닭에 바르고 두루하는 깨달음이라 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成佛之所名爲覺處,能自覺故名爲正覺,能覺有情名正遍覺。 ## 004_1007_a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그것이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셔서 온갖 이롭고 안락하게 하시는 것인 줄 믿을지니라. 天王當知!是諸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信知如來出興于世,利益安樂一切有情。 ## 004_1007_a 또 천왕아,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일승(一乘)이라는 말을 들으면 능히 깊이 믿어 받드나니, 무슨 까닭이겠는가. 여러 부처님의 말씀은 진실하여서 거짓이 없고, 갖가지로 다른 법이 모두 이 법에서 나왔기 때문이니라. 마치 남섬부주에 여러 성과 읍과 마을이 있으나 모두가 이 육지에 속하는 것 같이, 여러 가지 법이 제각기 다른 이름과 형상이 있으나 모두가 이 불승(佛乘)의 법에 속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聞說一乘能深信受。何以故?諸佛所說眞實不虛,種種餘乘皆佛乘出,如贍部洲雖有種種城邑、聚落竝屬此洲,如是諸乘雖有種種名相差別皆屬佛乘。 ## 004_1007_b 이 보살마하살이 다시 생각하되, ‘여러 부처님이 방편선교로 갖가지 설법을 하시나 모두가 진실하여 허망치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여러 부처님의 설법이 중생의 근기에 따르기 때문이니, 비록 3승을 말씀하시나 사실은 일승뿐이다’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이 다시 생각하되, ‘여러 부처님의 온갖 설법은 음성이 깊고 그윽하시며, 진실하여 허망치 않으시니, 무슨 까닭인가. 제석ㆍ범천ㆍ 등의 조그마한 공덕으로도 깊고 그윽한 음성을 내거늘, 하물며 여래의 한량없는 겁에 쌓아 모으신 공덕으로 음성이 깊고 그윽하지 않겠는가.’ 하느니라. 此諸菩薩復作是念:‘諸佛世尊方便善巧,種種說法皆實不虛。何以故?諸佛說法隨衆根性,雖說三乘而實一道。’此諸菩薩復作是念:‘諸佛世尊凡所說法,音聲深遠眞實不虛。何以故?釋梵天等有少功德,尚復能出深遠音聲,何況如來無量億劫積集功德聲不深遠!’ ## 004_1007_b 이 보살마하살은 다시 생각하되, ‘여래의 설법은 뭇 근기를 어기지 않으시고 상ㆍ중ㆍ하의 여러 등급을 모두 성취케 하시므로 여러 유정들이 모두가 말하기를, 자기만을 위해서 설법을 주신다 하지만, 부처님은 본래 말씀하시는 것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다’하느니라. 이 보살은 이러한 일들에 대하여 의혹이 없이 깊은 마음으로 믿고 이해하느니라. 此諸菩薩復作是念:‘如來說法不違衆根,上、中、下品皆使成就,有情各謂獨爲我說,而佛本來無說無示。’此諸菩薩於如是事,無惑、無疑、深心信解。 ## 004_1007_b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미세한 마음을 얻고서 생각하되, ‘세간에는 항상 큰 불이 나서 훨훨 타니, 이른바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의 불길에 연기가 자욱하다. 어찌하여야 온갖 유정들을 이러한 세간에서 모두 벗어나게 할까. 만일 모든 법이 평등함을 통달하여, 물들고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것이 벗어나는 것이니라’하고, 모든 법이 요술과 꿈 따위 같음을 여실히 알아서 인연을 잘 관찰하되 분별치 않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得微細心,作如是念:‘世閒常有大火熾然,謂貪、瞋、癡爲火煙暗,云何當使一切有情,從此世閒皆得出離?若能通達諸法平等,無染著心名爲出離,如實知法如幻夢等,善觀因緣而不分別。’ ## 004_1007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생각하되, ‘모든 법은 근본이 없지만 업과 과보는 있다.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이 하는 말의 뜻을 나는 다 알아야 하겠다’ 하고, 뜻을 알고서는 이치를 생각하고, 이치를 생각하고서는 진실을 보고, 진실을 보고서는 유정들을 제도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作是思惟:‘諸法無本而有業果,諸佛、菩薩凡所發言我應知意,旣知意已卽思量義,思量義已卽見眞實,見眞實已濟度有情。’ ## 004_1007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방편선교로써 대중에게 설법을 하나니, ‘이른바 모든 법은 나ㆍ유정ㆍ목숨(命者)ㆍ난다는 것(生者)ㆍ기른다는 것(養者)ㆍ장부(士夫)ㆍ보특가라(補特迦羅)ㆍ뜻대로 남(意生)ㆍ어린이(儒童)ㆍ일 한다는 것(作者)ㆍ받는다는 것(受者)ㆍ안다는 것(知者)ㆍ본다는 것이 없다. 이러한 모든 법은 공하여 있지 않고, 자유로운 성품이 아니거늘, 허망하게 분별하는 가운데서 인연이 화합하는 까닭에 나는 것이 없는 데서 나는 것이 있는 듯 할 뿐이다’ 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方便善巧爲衆說法,謂說諸法無我、有情、命者、生者、養者、士夫、補特伽羅、意生、儒童、作者、受者、知者、見者,如是諸法空、無所有、非自在性、虛妄分別,因緣合故無生似生。 ## 004_1007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모든 법이 나와 유정과 내지 본다는 것이 없다’ 하여도 이치에 맞는 말이며, ‘모든 법이 공하여 있지 않다 하거나 내지 나는 듯 할 뿐이다’ 하여도 이치에 맞는 말이니라. 天王當知!若說諸法無我、有情乃至見者,爲稱理說;若說諸法空、無所有乃至似生,亦稱理說。 ## 004_1007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설법이란 것은 법의 형상에 순응하여야 이치에 맞는다 하며, 온갖 말하는 것이 법의 형상에 어기지 않고 법의 형상과 상응하여 평등한 경지에 들어가서 뜻과 이치를 잘 드러내면 공교한 설법이라 하느니라. 天王當知!夫其說法隨順法相,是名稱理。若諸所說不違法相與法相應,能入平等顯現義理,名巧便說。 ## 004_1007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걸림없는 변재(無礙辯)를 얻나니, 이른바 집착 없는 변재와 다함 없는 변재와 상속하는 변재와 끊이지 않는 변재와 겁내지 않는 변재와 놀라지 않는 변재와 다른 이와 같이하지 않는 변재와 끝없는 변재와 온갖 하늘과 인간이 좋아하는 변재이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得無㝵辯,謂若無著辯、若無盡辯、若相續辯、若不斷辯、不怯弱辯、不驚怖辯、不共餘辯、無邊際辯、一切天人所愛重辯。 ## 004_1007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청정한 변재를 얻나니, 이른바 목이 쉬지 않는 변재와 미혹하여 어지럽지 않는 변재와 두려워하지 않는 변재와교만치 않는 변재와 이치가 구족한 변재와 맛이 구족한 변재와 옹졸하거나 껄끄럽지 않는 변재와 때에 맞는 변재이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得淸淨辯,謂不嘶喝辯、不迷亂辯、不怖畏辯、不憍慢辯、義具足辯、味具足辯、不拙澀辯、應時分辯。 ## 004_1008_a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대중의 위덕을 두려워하지 않는 까닭에 말소리가 쉬지 않고, 분명하여 겁내지 않는 지혜에 견고히 머무는 까닭에 말이 미혹하거나 어지럽지 않고, 보살이 대중 앞에 있을 때 사자와 같아서 두려움이 없는 까닭에 말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번뇌를 여읜 까닭에 말이 교만치 않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은 하지 않아, 법의 형상에 계합되므로 말에 이치가 구족하고, 天王當知!是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遠離大衆威德畏故,辯不嘶喝;堅住明了不怯智故,辯不迷亂;菩薩處衆如師子王無恐懼故,辯不怖畏;離煩惱故,辯不憍慢;不說無義契法相故,辯義具足; ## 004_1008_a 글과 논을 잘 이해하고, 문자를 아는 까닭에 말에 맛이 구족하고, 여러 겁에 선교방편의 말을 쌓아서 익힌 까닭에 말이 옹졸하거나 껄끄럽지 않고, 그리하여 설법하되 세 철 즉, 더운 철ㆍ장마철ㆍ추운 철에 순응하여 말에 어긋남이 없으며, 또 세 부분 즉 처음ㆍ중간ㆍ뒤에 잘 순응하여 뒤섞이지 않나니, 이 까닭에 말이 때에 맞느니라. 善解書論知文字故,辯味具足;多劫積習巧便語故,辯不拙澀。如是說法善順三時,謂熱、雨、寒,說無差亂;亦順三分,謂初、中、後,說不交雜,由斯故說辯應時分。 ## 004_1008_a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얻어진 온갖 변재는 대중들을 기쁘게 하나니. 이른바 말하기 전에 웃음을 띄워 찡그리는 일이 없고, 말을 하면 이치가 있어 진실에 부합하며, 말을 할 적마다 사람을 속이지 않고, 말한 것은 결정적인 것이어서 갖가지를 말하기 좋아하고, 天王當知!是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所得諸辯令衆歡悅,謂隨所化多爲愛語,含笑先言遠離嚬蹙,發詞有義能稱如實,諸有所說不欺侮人,所言決定種種樂說, ## 004_1008_a 부드러운 말씨로써 무리들을 기쁘게 하며, 얼굴빛을 너그럽게 하여 남들이 따르게 하며, 이치에 따라 연설하여 듣는 이가 깨닫게 하며, 이롭게 하기 위하여 법의 형상에 맞추어 말하며, 평등하게 말해 주어 치우치는 마음이 없으며, 허망한 말을 여의고 결정된 말만 하며, 갖가지로 말하기를 좋아하여 무리의 근기와 성품에 따르나니, 이 까닭에 무리들이 기뻐하게 하느니라. 以柔軟語令衆歡悅,容色寬和使他親附,隨義而說聞者悟解,爲利益故稱法相說,平等爲說心無偏黨,離虛妄言作決定說,種種樂說隨衆根性,由此因緣令衆歡悅。 ## 004_1008_a 또 천왕아, 알아야 한다. 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큰 위덕을 성취하나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법의 그릇이 못 되는 이는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天王當知!是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成大威德。所以者何?非法器者不得聞故。” ## 004_1008_b 그 때에 최승천왕이 얼른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 보살이 그 마음이 평등할진대 어찌하여 그릇이 아닌 무리를 위해서는 말해 주지 않습니까?” 爾時,最勝便白佛言:“是諸菩薩其心平等,云何不爲非器者說?” ## 004_1008_b 부처님께서 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본 성품이 평등하여서 그릇임을 보지 않고, 그릇 아님도 보지 않고, 말하는 이와 말하는 바를 보지 않지만 유정들이 허망하여 그릇임과 그릇이 아님과 말하는 이와 말하지 않는 이를 보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생과 멸이 없고, 분별하는 형상도 없기 때문이니, 마치 허공이 온갖 곳에 두루하는 것 같으니라. 佛言:“天王!甚深般若波羅蜜多本性平等,不見是器,不見非器,不見能說,不見所說,有情虛妄見器非器,見說不說。所以者何?甚深般若波羅蜜多無生、無滅、無分別相,猶如虛空一切遍滿; ## 004_1008_b 유정들도 그러하여서 생과 멸이 없으며, 성문ㆍ독각ㆍ보살ㆍ여래도 그러하여서 이름을 지을 법이 없거늘, 거짓으로 이름을 지어서 유정ㆍ반야ㆍ말하는 이ㆍ말하는 바ㆍ듣는 이ㆍ듣는 법이라 하거니와 승의제 가운데는 모두가 동일한 모양, 즉 모양 없음이어서 도무지 차별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위덕이 존중하기 때문에 항상 기꺼이 연설하지만 그릇이 아닌 이는 듣지 못하느니라. 有情亦爾,無生、無滅;聲聞、獨覺、菩薩、如來亦復如是,無名字法假立名字,謂是有情,謂是般若,謂有能說,謂有所說,謂有聽者及所聽法,勝義諦中皆同一相,所謂無相,都無差別。是諸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威德重故,雖常樂說,非器不聞。 ## 004_1008_b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그릇이 아닌 유정을 위해서 연설한 것이 아니며, 외도의 나쁜 소견을 가진 이를 위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게으르고 교만하여 믿지 않는 이를 위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법을 구해다가 바꿈질을 하려는 이를 위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명예를 탐내는 이를 위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질투하거나 인색한 이를 위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배냇 소경이나 벙어리를 위해서 말한 것도 아니니라. 天王當知!甚深般若波羅蜜多,不爲非器諸有情說,不爲外道惡見者說,不爲懈慢不信者說,不爲求法貿易者說,不爲貪愛名利者說,不爲嫉妒秘悋者說,不爲生盲聾瘂者說。 ## 004_1008_b 그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아끼는 마음이 없고, 깊은 법을 숨기지 않으며, 유정들에 대하여 자비한 마음이 없지 않으며, 모든 유정들을 버리지도 않지만 유정들이 전생에 선근을 심은 이는 여래를 보게 되고, 또 바른 법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니라. 여래는 법에 대하여 본래부터 말하려는 마음도 없고,또 이 사람에게는 말하고 저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없지만 장애가 두터운 이는 아무리 미래를 가까이 하여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나니, 보살도 이와 같으니라.” 所以者何?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心無慳悋不秘深法,於有情類非無慈悲,亦不棄捨諸有情類,然有情類宿植善根,得見如來及聞正法。如來於法本無說心,亦不作意爲此、爲彼,但障重者雖近如來而不見聞,菩薩亦爾。” ## 004_1008_c 그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어떤 유정이 불ㆍ보살들의 설법을 들을 수 있습니까?” 爾時,最勝復白佛言:“何等有情堪聞諸佛菩薩說法?” ## 004_1008_c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왕아, 바른 믿음을 갖추어 근기와 성품이 순수하게 익은 이는 법 그릇(法器)이 될 수 있나니, 과거의 부처님께 일찍부터 선근을 심은 이와, 마음에 구김이 없어 위의가 가지런한 이와, 명예를 구하지 않고 착한 벗을 가까이하는 이와, 영리하여 글을 말하면 이치를 아는 이와, 법을 위해 정진하여 성인의 뜻에 어기지 않는 이니, 이러한 유정들은 불ㆍ보살의 설법을 들을 수 있느니라. 佛言:“天王!若具正信根性純熟堪爲法器,於過去佛曾種善根,心無諂曲威儀齊整,不求名利親近善友,利根聰明說文知義,爲法精進不違聖旨,此等有情堪聞諸佛菩薩說法。 ## 004_1008_c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은 능히 법사가 되어 공교롭게 설법을 하나니, 어떤 것이 공교롭게 설법하는 것인가.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能作法師善巧說法,云何巧說? ## 004_1008_c 이른바 유정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불법을 말하나, 불법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고, 온갖 바라밀다를 말하나 온갖 바라밀다를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고, 깨달음을 말하나 깨달음을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고, 번뇌 끊음을 말하나 번뇌 끊음을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고, 謂爲饒益諸有情故,雖說佛法,而說佛法竟不可得;雖說一切波羅蜜多,而說一切波羅蜜多竟不可得;雖說菩提,而說菩提竟不可得;雖說斷煩惱,而說煩惱竟不可得; ## 004_1008_c 열반을 증득함을 말하나 열반 증득함을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고, 성문의 4향(向)과 4과(果)를 말하나 4향4과를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고, 독각의 향(向)과 과(果)를 말하나 독각의 향과 과를 말하는 것을 끝내 얻을 수 없으며, 아견(我見)을 끊는다고 말하나 아견을 끊는다는 말을 끝내 얻을 수 없고, 업과 과보가 있다고 말하나 업과 과보를 말한 것을 끝내 얻을 수 없나니, 雖說證涅槃,而說涅槃竟不可得;雖說聲聞四向、四果,而說聲聞四向、四果竟不可得;雖說獨覺若向、若果,而說獨覺若向、若果竟不可得;雖說斷我見,而說我見竟不可得;雖說有業果,而說業果竟不可得。 ## 004_1008_c 그 까닭이 무엇인가. 이름과 글자(名字)로 얻은 법은 모두가 진실한 법이 아니니, 법은 이름과 글자가 아니어서 말로 할 경계가 아니며, 법은 부사의하여서 마음으로 헤아릴 바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所以者何?名字所得皆非實法,法非名字、非言境界,法不可思議,非心所量故。 ## 004_1008_c 이름과 글자는 법이 아니요, 법은 이름과 글자가 아니거늘 다만 세속의 허망하고 거짓인 말에 의하여말이 생기어서 이름과 글자가 없는 법을 이름과 글자로 말하느니라. 이름과 글자는 공한 것이니 공한 것은 있지 않은 것이요, 있지 않은 것은 참 진리가 아니요.. 참 진리가 아닌 것은 허망하고 어리석은 범부의 법이니라. 名字非法,法非名字,但以世俗虛妄假名而有所說,無名字法說爲名字,名字是空,空無所有,無所有者非眞勝義,非勝義者卽是虛妄愚夫之法。 ## 004_1009_a 또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이 보살의 공교한 설법이니,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방편의 힘으로 걸림 없는 변재를 얻은 뒤엔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말해 주어 유정들로 하여금 여실히 깨달아 들게 하느니라.” 天王當知!是名菩薩善巧說法。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以方便力得無㝵辯,隨衆根性,宣說如是甚深般若波羅蜜多,令諸有情如實悟入。” ## 004_1009_a 4. 법계품(法界品) ① 第六分法界品第四之一 ## 004_1009_a 그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 어깨만을 덮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야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배워서 법계를 통달합니까?” 爾時,最勝復從座起,偏覆左肩,右膝著地,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云何諸菩薩摩訶薩學深般若波羅蜜多通達法界?” ## 004_1009_a 부처님께서 최승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지금 너에게 분별해서 해설해 주리라.” 於是佛告最勝天言:“善哉!善哉!諦聽!諦聽!極善作意,吾當爲汝分別解說。” ## 004_1009_a 최승천왕이 말했다. “그러하겠습니다. 말씀해 주옵소서. 저희들이 듣기를 원합니다.” 最勝天言:“唯然!願說!我等樂聞。” ## 004_1009_a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배울 때에 묘한 지혜가 있는 까닭에 착한 벗을 가까이 하고, 부지런한 정진을 일으키어 온갖 업장과 미혹을 여의고, 마음에 청정함을 얻어 공경 존중하고, 공의 행을 익히기를 닦기 좋아하여 온갖 소견을 여의면 여실한 도를 닦아서 법계를 통하느니라. 佛告最勝:“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學深般若波羅蜜多,有妙慧故親近善友,發勤精進離諸障惑,心得淸淨恭敬尊重,樂習空行遠離諸見,修如實道通達法界。 ## 004_1009_a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이 보살마하살은 묘한 지혜가 있기 때문에 착한 벗을 가까이 하여 기꺼이 하면서 공경히 섬기기를 참 부처님과 같이 생각하나니, 가까이 하는 까닭에 온갖 게으름을 멀리하고, 온갖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소멸하여 선근이 자라게 하느니라. 이미 번뇌를 소멸하고장애되는 법을 여의었기 때문에 몸과 입과 뜻이 업이 모두 청정해지고, 청정한 까닭에 공경과 존중한 마음을 내고, 공경과 존중하는 마음 때문에 공의 행을 닦아 익히고, 공의 행을 닦은 까닭에 온갖 나쁜 소견을 멀리 여의고, 온갖 소견을 멀리 여읜 까닭에 바른 길을 수행하고, 바른 길을 수행한 까닭에 법계를 보느니라.” 天王當知!是諸菩薩有妙慧故親近善友,歡喜敬事如眞佛想,以親近故離諸懈怠,滅除一切惡不善法生長善根,旣滅煩惱遠離障法,身、語、意業皆得淸淨,由淸淨故便生敬重,以敬重心修習空行,修空行故遠離諸見,離諸見故修行正道,修正道故能見法界。” ## 004_1009_b 그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법계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법계라 함은 곧 허망치 않은 성품이니라.” 爾時,最勝復白佛言:“世尊!云何名爲法界?”佛告最勝:“天王當知!法界卽是不虛妄性。” ## 004_1009_b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허망치 않은 성품입니까?” “천왕아, 변하지 않는 성품이 그것이니라.” “世尊!云何不虛妄性?”“天王!卽是不變異性。” ## 004_1009_b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변하지 않는 성품입니까?” “천왕아, 모든 법의 진여가 그것이니라.” “世尊!云何不變異性?”“天王!卽是諸法眞如。” ## 004_1009_b “세존이시여, 무엇을 모든 법의 진여라 합니까?” “世尊!何謂諸法眞如?” ## 004_1009_b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진여는 깊고 묘하니, 지혜로 알 수 있을 뿐이요, 말로 할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모든 법의 진여는 온갖 문자를 초과하고 말의 경지를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天王當知!眞如深妙,但可智知非言能說。何以故?諸法眞如,過諸文字離語言境,一切語業不能行故。 ## 004_1009_b 온갖 말로는 미치지 못하는 까닭에 모든 희론(戱論)을 여의고 온갖 분별이 끊어졌으며, 나와 남이 없고 형상을 떠나 행상이 없으며, 따지는 분별을 여의어서 따지는 분별이 없으며, 생각과 형상이 없어서 두 경계를 초과했으며, 어리석은 범부의 경지를 멀리 여의어 범부의 경지를 초과했으며, 온갖 악마의 경지를 초월하여 모든 미혹의 장애를 여의었으며, 의식으로 알 바가 아니어서 머무를 바 없는 경지에 머무르며, 고요하고 거룩한 지혜와 분별없는 후득지(後得智)의 경계이어서 나와 내 것이 없으며, 구하려 해도 얻을 수 없어서 취하거나 버릴 수 없으며, 물들음과 집착이 없어서 청정하여 때를 여의었으며, 가장 훌륭하고 제일이어서 성품이 항상 변치 않나니,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거나 세상에 나시지 않거나 성품과 형상이 항상 머무느니라. 離諸戲論,絕諸分別;無此無彼,離相無相;遠離尋伺,過尋伺境;無想無相,超過二境;遠離愚夫,過愚夫境;超諸魔事,離諸障惑;非識所了,住無所住寂靜聖智及無分別後得智境,無我、我所;求不可得,無取無捨;無染無著,淸淨離垢;最勝第一,性常不變,若佛出世、若不出世性相常住。 ## 004_1009_b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이 법계이니,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법계를 닦아 증득한 뒤에 백천 가지 행하기 어려운 고행을 닦아 유정들로 하여금 모두가 통달케 하느니라. 天王當知!是爲法界。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修證法界,多百千種難行苦行,令諸有情皆得通達。 ## 004_1009_b 천왕아, 이것이 실상(實相) 반야바라밀다의진여ㆍ실제ㆍ분별 없는 형상ㆍ부사의 경계라 하며, 또 진공(眞空)이라고도 하며, 온갖 지혜ㆍ온갖 모양 지혜ㆍ둘이 아닌 법계라고도 하느니라.” 天王!是名實相般若波羅蜜多、眞如、實際、無分別相、不思議界,亦名眞空及一切智、一切相智、不二法界。” ## 004_1009_c 그 때에 최승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야 이와 같은 법계를 증득합니까?” 부처님께서 최승천왕에게 대답하였다.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세간 밖의 반야바라밀다와 분별 없는 후득지만으로 증득(證得)할 수 있느니라.” 爾時,最勝便白佛言:“世尊!云何能證、能得如是法界?”佛告最勝:“天王當知!出世般若波羅蜜多及後所得無分別智能證、能得。” ## 004_1009_c “세존이시여, 증과 득의 이치는 어떻게 차이가 있습니까?”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세간 밖의 반야바라밀다를 여실히 보는 까닭에 증이라 하고, 후득지로써 통달하는 까닭에 득이라 하느니라.” “世尊!證得義有何異?”“天王當知!出世般若波羅蜜多能如實見故名爲證,後智通達故名爲得。” ## 004_1009_c 그 때에 최승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듣는 지혜ㆍ생각하는 지혜ㆍ닦는 지혜로는 왜 실상 반야바라밀다를 통달하지 못하겠기에 다시 세간 밖의 반야바라밀다와 분별 없는 후득지로야 증득한다 하십니까?” 爾時,最勝復白佛言:“如佛所說聞、思、修慧,豈不通達實相般若波羅蜜多,而復說有出世般若波羅蜜多及後所得無分別智能證、能得?” ## 004_1009_c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실상 반야바라밀다는 심히 깊고 미묘하므로 듣는 지혜는 거칠고 얕아서 보지 못하고, 그것이 승의제인 까닭에 생각하는 지혜로는 헤아리지 못하고, 세간 밖의 법인 까닭에 닦는 지혜로는 행하지 못하느니라. 佛言:“不爾!所以者何?實相般若波羅蜜多甚深微妙,聞慧麤淺不能得見;是勝義故思不能量,出世法故修不能行。 ## 004_1009_c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실상 반야바라밀다는 심히 깊고 미묘하여서 중생과 2승들은 보지 못하나니, 무슨 까닭이겠느냐. 마치 당달봉사는 여러 가지 물건을 보지 못하고, 갓난아기가 7일 안에는 해를 보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니, 보지도 못했거늘 하물며 증득하겠느냐. 天王當知!實相般若波羅蜜多甚深微妙,異生二乘所不能見。何以故?彼如生盲不見衆色。嬰兒七日不見日輪,尚不能見,況能證得! ## 004_1009_c 천왕아, 비유컨대 더운 여름날에 어떤 사람이 넓은 들을 서쪽으로 가는데 다시 어떤 사람이 서쪽에서 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묻되, ‘나는 지금 덥고 목이 마르니 어디에 가면 맑은 물이나 나무 그늘이 있어 나의 걱정을 면할 수 있습니까’하니, 그가 대답하되, ‘여기에서 동쪽으로 가면 두 갈래 길이 있는데 하나는 왼쪽이요, 하나는 오른쪽이니, 오른쪽으로 가시오.차츰차츰 가노라면 서늘한 못과 나무 그늘이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天王!譬如夏熱,有人西行在於曠野,復有一人從西而至,問前人曰:‘我今熱渴,知何處有淸水、樹蔭,可見憂濟?’彼人答曰:‘從此東行當有二路,一左二右宜從右路,漸次前行有淸泉池及涼蔭樹。’ ## 004_1010_a 천왕아, 내 생각에 어떠하냐. 그 더위와 목마름에 시달린 이가 이와 같은 샘과, 나무 그늘이 있다고 들었지만 가지는 않고, 그저 생각하되, ‘그리로 가리라’하기만 하여도 더위와 목마름을 여의고 서늘함을 얻겠느냐?” 天王!於意云何?彼熱渴者雖聞如是泉及樹名,思惟往趣卽除熱渴得淸涼不?” ## 004_1010_a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가 거기에 가서 못의 물을 마시고 몸을 씻고, 나무 그늘에 쉬어야 더위와 목마름을 여의고 서늘함을 얻으리이다.” “不也!世尊!彼至入池洗飮、息樹,方離熱渴乃得淸涼。” ## 004_1010_a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왕아, 그러하리라. 이와 같아서 듣고 생각하고 닦는 지혜로는 실상 반야바라밀다를 통달치 못하느니라. 佛言:“天王!如是!如是!聞、思、修慧不能通達實相般若波羅蜜多。 ## 004_1010_a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넓은 들은 생사에 비유하고, 사람은 유정에 비유하고, 더위는 뭇 미혹에 비유하고, 목마름은 탐애에 비유하고, 동쪽에서 오는 사람은 보살들에 비유하고, 왼쪽 길은 바르지 못한 길에 비유하고, 오른쪽 길은 온갖 지혜의 길에 비유하나니,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생사를 벗어나는 바른 길을 잘 아느니라. 샘은 반야바라밀다에 비유하고, 나무는 대비에 비유하나니, 보살마하살들이 두 가지 법을 행하는 까닭에 중생과 2승의 도를 멀리 여의느니라. 天王當知!所言曠野卽喩生死,人喩有情,熱喩衆惑,渴喩貪愛,東來人者喩諸菩薩,左路卽喩非正直道,右路喩於一切智道,諸菩薩衆行深般若波羅蜜多,善知生死正直之路;泉喩般若波羅蜜多,樹喩大悲,諸菩薩摩訶薩行二法故,遠離異生及二乘道。 ## 004_1010_a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비록 형상이 없으나 공교히 연설함으로써 유정들로 하여금 증득하게 할 수 있느니라. 天王當知!甚深般若波羅蜜多雖無形相,而巧說故,令諸有情能證、能得。 ## 004_1010_a 천왕아, 잘 알아라.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는 힘(力)ㆍ두려움 없음(無所畏)ㆍ함께 하지 않는 법(不共法)들이 모두 공함을 여실히 알고, 내공(內空)ㆍ외공(外空)ㆍ내외공(內外空)ㆍ대공(大空)ㆍ승의공(勝義空)이 공함도 여실히 아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能如實知力、無所畏、不共法空,亦如實知諸戒、定、慧、解脫、解脫智見蘊空,亦如實知內空、外空及內外空、空空、大空、勝義等空。 ## 004_1010_a 비록 모든 법이 모두가 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아나 공의 형상도 얻을 수 없는 것임을 알아 공의 형상을 취하지 않고 공의 소견을 일으키지 않고, 공의 형상에 집착되지 않고 공에 의지하지도 않나니, 보살이 이와 같이 취하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공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雖知諸法無不皆空,而知空相亦不可得,不取空相,不起空見,不執空相,不依止空,菩薩如是不取著故於空不墮。 ## 004_1010_b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모든 형상을 멀리 여의나니, 이른바 안팎의 온갖 형상을 보지 않고, 희론의 형상을 여의고 분별의 형상을 여의고, 두루 찾는 형상을 여의고, 탐착하는 형상을 여의고, 경계의 형상을 여의고, 반연하는 형상을 여의고, 아는 것과 아는 바의 형상을 여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遠離諸相,謂都不見內外諸相,離戲論相,離分別相,離尋求相,離貪著相,離境界相,離攀緣相,離諸能知及所知相。” ## 004_1010_b 그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이와 같이 모든 법이 형상없음을 관찰할진대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관찰하십니까?” 爾時,最勝便白佛言:“若諸菩薩摩訶薩衆行深般若波羅蜜多,能如是觀諸法無相,佛薄伽梵復云何觀?” ## 004_1010_b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천왕아, 부처님들의 경계는 불가사의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경계를 여읜 때문이니라. 모든 유정들이 부처의 경계를 생각해 요량하면 마음이 미치고 어지러워져서 이것과 저것을 모르리니, 무슨 까닭인가. 허공의 성품과 같아서 헤아릴 수 없고, 구해도 얻을 수 없고, 따지는 경계를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佛言:“天王!諸佛境界不可思議。何以故?離境界故。一切有情思量佛境,心則狂亂不知此彼。何以故?同虛空性不可思量,求不可得離尋伺境。 ## 004_1010_b 보살마하살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중생 따위 경계도 생각할 것이 있다고 보지 않거늘, 하물며 부처의 경계를 볼 수 있다 하겠느냐. 또 온갖 묘한 서원에도 의지하지 않으므로 비록 갖가지 보시ㆍ계율ㆍ참음ㆍ정진ㆍ선정ㆍ반야바라밀다들을 행하나 그 결과들에 대하여 도무지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공덕과 내지 열반에도 의지하여 집착하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나와 내 것을 여의어 둘이 없고 제 성품이 없어서 제 성품을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諸菩薩衆行深般若波羅蜜多,尚不見有異生境等可得思量,況佛境界!亦不依止一切妙願,雖行種種布施、淨戒、安忍、精進、靜慮、般若波羅蜜多,而於彼果都無所著。於諸功德乃至涅槃亦不依著。何以故?離我、我所,無二無別,自性離故。” ## 004_1010_b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큰 법문을 연설하실 때에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변동하여 수미산ㆍ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ㆍ대목진린타산(大目眞隣陀山)ㆍ금강윤위산(金剛輪圍山)ㆍ대금강윤위산(大金剛輪圍山)ㆍ향산(香山)ㆍ보산(寶山)ㆍ흑산(黑山)ㆍ대흑산(大黑山)이 모두 진동하였다. 佛說如是甚深般若波羅蜜多大法門時,令此三千大千世界六種變動,妙高山王、目眞鄰陁山、大目眞鄰陁山、金剛輪圍山、大金剛輪圍山、香山、寶山、黑山、大黑山皆悉振動。 ## 004_1010_b 한량없는 백 천보살들이 모두 좋은 옷을 벗어 부처님의 자리로 펴 들이니, 그 자리의 높이가 수미산과 같이 되었고, 한량없는 백천 제석ㆍ범왕ㆍ호세천왕(護世天王)들이 합장하고 공경하여 온갖 묘한 꽃을 뿌리니, 이는 묘음화(妙音華)ㆍ대묘음화(大妙音華)ㆍ길상화(吉祥華)ㆍ대길상화(大吉祥華)ㆍ청련화ㆍ황련화ㆍ적련화ㆍ백련화ㆍ자련화이었다. 無量百千諸菩薩衆,皆脫上服爲佛敷座,其座高廣如妙高山。無量百千釋、梵、護世諸天王等,合掌恭敬散衆妙華,謂妙音華、大妙音華、及吉祥華、大吉祥華、靑黃赤白紅紫蓮華。 ## 004_1010_c 그 때에 취봉산(鷲峯山)에는 가로와 세로 40유순 안에 꽃이 가득히 싸여 여래의 무릎에까지 이르렀고, 한량없는 천자(天子)들은 허공에서 온갖 하늘 음악을 연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는 것을 다시 뵈었고, 법 바퀴를 굴리는 것을 다시 들었다. 장하여라 남섬부주의 유정들은 부지런히 공덕을 닦고, 선근을 많이 심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듣게 되었으니, 하물며 오는 세상에 깊이 믿는 사람이겠는가. 그러한 유정들은 모두가 부처님들의 경계를 행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時,鷲峯山縱廣四十踰繕那量,積華遍滿至如來膝。無量天子住虛空中,奏諸天樂唱如是言:“再睹佛興世,再聞轉法輪。善哉!贍部洲一切有情類,勤修功德多種善根,得聞如是甚深般若波羅蜜多,況復當來有能信者!當知如是一切有情,悉行諸佛如來境界。” ## 004_1010_c 또 한량없는 백 천 용왕들이 신통의 힘으로 큰 구름을 일으켜 향기로운 비를 취봉산에 두루 뿌린 뒤에 삼천대천세계에 널리 미치게 하니, 설법을 듣던 이들은 모두가 향기로운 윤택만을 느끼고 축축한 습기는 깨닫지 못했다. 復有無量百千龍王,卽以神力普興大雲,降澍香雨灑鷲峯山,遍及三千大千世界,諸聽法者唯覺香潤不見霑濡。 ## 004_1010_c 또 한량없는 용녀들이 모두 부처님 앞에서 합장하고 찬탄하였으며, 또 한량없는 건달바들은 묘한 음악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약차들은 온갖 묘한 꽃을 뿌리고, 아수라들은 공양 공경하였다. 無量龍女悉於佛前合掌讚歎。復有無量健達縛神,以妙樂音而供養佛;諸藥叉衆,散諸妙花;阿素洛等,供養恭敬。 ## 004_1010_c 또 시방의 한량없고 끝없는 국토의 헤일 수 없는 부처님들이 모두 미간의 백호로부터 광명을 놓으셔서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치시니, 어두운 곳이 모두가 매우 밝아지고 온 취봉산엔 그 광명이 혁혁하였으며, 이런 상서를 나타내신 뒤에 다시 본래의 세계로 돌아가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다시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또 한량없는 백 천 바라문들과찰제리ㆍ장자ㆍ거사 들은 제각기 갖가지 향과 당기ㆍ번기ㆍ꽃을 들고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十方無量無邊佛土無數如來、應、正等覺,眉閒毫相皆放光明照此三千大千世界,幽暗之處無不大明,遍鷲峯山其光赫奕;作斯事已各還本界,右繞三帀入佛頂中。無量百千婆羅門衆及剎帝利長者居士,各以種種塗香、末香、幢蓋、幡華而供養佛。 ## 004_1011_a 그 때에 모임에 참석했던 72억 보살마하살은 모두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한량없는 백 천 유정들은 번뇌의 때를 멀리 여의고 법의 눈이 밝아졌으며, 한량없는 백 천 유정들은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켰다. 爾時,會中七十二億菩薩摩訶薩得無生法忍,無量百千諸有情類遠塵離垢生淨法眼,無量百千諸有情類皆發無上正等覺心。 ## 004_1011_a 그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이미 그와 같이 언어와 문자를 떠난 것일진대,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유정들에게 이러한 법을 연설해 줍니까?” 爾時,最勝復白佛言:“甚深般若波羅蜜多旣絕語言離諸文字,云何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爲諸有情說如是法?” ## 004_1011_a 부처님께서 최승에게 말씀하셨다.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유정들에게 이와 같은 법을 연설하는 것은 불법을 닦아 익히게 하기 위한 것이나 온갖 불법은 끝내 얻을 수 없고, 모든 바라밀다를 이루게 하기 위한 것이나 모든 바라밀다는 끝내 얻을 수 없고, 부처님의 깨달음을 청정케 하기 위한 것이나 부처님의 깨달음은 끝내 얻을 수 없고, 佛告最勝:“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爲諸有情說如是法,爲修習佛法,而諸佛法畢竟不可得;爲成熟諸波羅蜜多,而諸波羅蜜多畢竟不可得;爲淸淨佛菩提,而佛菩提畢竟不可得; ## 004_1011_a 여의고 사라진 열반을 위한 것이나 여의고 사라진 열반은 끝내 얻을 수 없고, 사문의 4과(果)를 위한 것이나 사문의 4과는 끝내 얻을 수 없고, 독각의 깨달음을 위한 것이나 독각의 깨달음은 끝내 얻을 수 없고, 나라는 집착을 끊기 위한 것이나 나와 집착은 끝내 얻을 수 없느니라. 爲離滅涅槃,而離滅涅槃畢竟不可得;爲四沙門果,而四沙門果畢竟不可得;爲獨覺菩提,而獨覺菩提畢竟不可得,爲斷除我取,而我及取畢竟不可得。 ## 004_1011_a 이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마음으로 온갖 법상(法相)을 분별치 않나니, 내가 능히 분별한다는 생각과 분별할 바를 모두 얻을 수 없으므로 반야바라밀다에 수순하여 생사의 흐름을 어기지 않고, 비록 생사 속에 있으나 반야바라밀다를 어김이 없이 법상에 수순하느니라.” 是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心不分別一切法相,我能分別及所分別皆不可得,隨順般若波羅蜜多不違生死,雖在生死不違般若波羅蜜多隨順法相。” ## 004_1011_b 그 때에 최승천왕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보살마하살이 어찌하여 매우 깊은 법상에 수순하면서도 세속의 이치를 어기지 않습니까?” 爾時,最勝便白佛言:“諸菩薩摩訶薩云何隨順甚深法相不違世俗?” ## 004_1011_b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천왕아, 보살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수순하되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멀리 여의지 않고 욕심 세계ㆍ형상 세계ㆍ무형 세계를 멀리 여의지 않고, 법을 멀리 여의지 않으나 법에 집착함도 없으며, 반야바라밀다에 수순하나 도를 멀리 여의지도 않으니라. 무슨 까닭이겠는가. 커다란 방편선교의 힘을 갖추었기 때문이니라.” 佛言:“天王!菩薩隨順甚深般若波羅蜜多,不遠離色、受、想、行、識,不遠離欲界、色界、無色界,不遠離法而無取著,隨順般若波羅蜜多不遠離道。何以故?具大方便善巧力故。” ## 004_1011_b 이 때에 최승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무엇을 보살의 방편선교라 합니까? 於是最勝復白佛言:“何謂菩薩方便善巧?” ## 004_1011_b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천왕아, 4무량(四無量)을 가리킴이니 보살마하살들이 큰 인자함ㆍ가엾이 여김ㆍ기뻐함ㆍ버림 따위 마음을 갖추었기 때문에 항상 교화할 유정을 이롭고 즐겁게 하느니라. 이것이 보살의 방편선교이니라.” 佛言:“天王!謂四無量,諸菩薩摩訶薩具大慈、悲、喜、捨心故,常能利樂所化有情,是爲菩薩方便善巧。” ## 004_1011_b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네 가지를 크다 합니까?” “世尊!云何此四名大?” ## 004_1011_b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끝없는 인자함ㆍ분별 없는 인자함ㆍ모든 법의 성품인 인자함ㆍ쉬지 않는 인자함ㆍ괴롭히지 않는 인자함ㆍ널리 이롭게 하는 인자함ㆍ평등한 성품의 인자함ㆍ두루 이롭게 하는 인자함ㆍ세간 밖의 인자함을 갖추나니, 이런 것들을 크게 인자함이라 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具無邊慈、無分別慈、諸法性慈、不休息慈、無惱害慈、廣饒益慈、平等性慈、遍利樂慈、出世閒慈,如是等類名爲大慈。 ## 004_1011_b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모든 유정들이 갖가지 괴로움을 갖추고 귀의할 곳이 없는 것을 보면 그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바른 법을 구하고, 자기가 얻고서는 다시 유정들에게 설법해 주어 온갖 탐내는 이에게는 보시를 행하게 하고, 계가 없거나 계를 범하는 이에게는 계를 받고 지니게 하며,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見諸有情具種種苦無歸依處,爲欲濟拔發菩提心勤求正法;旣自得已爲有情說,諸慳貪者教行布施,無戒、破戒教受持戒, ## 004_1011_b 성질이 포악한 이에게는 인욕을 행하게 하며, 게으른 이에게는 부지런하게 하며, 마음이 산란한 이에게는 선정을 닦게 하며, 온갖 어리석은 이에게는 묘한 지혜를 배우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유정들을 제도하기 위해 갖가지 매우 어려운 일을 당하여도 끝내 큰 깨달음의 마음을 버리지 않나니, 이런 것들을 큰 가엾이 여김이라 하느니라. 性暴惡者教行忍辱,懶惰懈怠教行精進,散亂心者教行靜慮,諸愚癡者教學妙慧,爲度有情雖遭種種極苦難事,終不捨離大菩提心,如是等類名爲大悲。 ## 004_1011_c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생각하되, ‘3계의 훨훨 타는 불에서 이미 벗어났으니 기쁘고, 오랫동안 생사의 속박에 얽매였다가 이미 끊었으니 기쁘고, 생사의 바다에서 두루 두루 형상을 찾고 집착했는데 이미 영원히 벗어났으니 기쁘고,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作是思惟:‘三界熾火,我已出離,故生歡喜;久相纏繫生死之繩,我已斷截,故生歡喜;於生死海尋伺取相,我已永出,故生歡喜; ## 004_1011_c 비롯함이 없는 과거로부터 세웠던 교만의 깃대를 이미 꺾었으니 기쁘고, 금강 같은 지혜로 번뇌의 산을 부수어 영원히 흩어버리니 기쁘고, 어리석고 어두운 탐냄ㆍ성냄ㆍ교만함 따위 번뇌의 얽매임 속에 나 스스로가 편안히 앉아 있었고, 남도 편안히 머무르게 하여 오래도록 세간을 잠자게 하였는데 이제 비로소 잠을 깨니 기쁘고, 無始所豎憍慢之幢,我已摧折,故生歡喜;以金剛智破煩惱山,令永散滅,故生歡喜。我自安隱,復安隱他。愚癡、黑暗、貪、瞋、慢等煩惱繫縛,久寐世閒今始得覺,故生歡喜; ## 004_1011_c 이미 온갖 나쁜 길을 면하고 다시 나쁜 길의 유정들을 구제하여 달려서 벗어날 길을 모르는 것을 내가 이제 건져내어 바른 길을 보어 주어 온갖 지혜의 성에 이르러 끝내 안락하게 하니 기쁘다’하나니, 이런 것들을 크게 기뻐함이라 하느니라. 我今已免一切惡趣,復能濟拔惡趣有情令得出離,故生歡喜;有情久於生死迷亂不知出道,我今濟拔開示正路,皆令得至一切智城,畢竟安樂,故生歡喜。’如是等類名爲大喜。 ## 004_1011_c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눈에 보이는 온갖 빛과 귀에 들리는 소리와 코로 맡는 냄새와 혀로 맛보는 맛과 몸에 닿은 촉감과 뜻으로 분별하는 법에 대하여 두루 집착하지 않고, 여의지도 않고서 버리는 마음을(평등히) 일으키나니, 이런 것들을 크게 버림이라 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普於一切眼所見色,耳所聞聲,鼻所嗅香,舌所嘗味,身所覺觸,意所了法,不著不離而起捨心,如是等類名爲大捨。 ## 004_1011_c 천왕아, 잘 알아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이와 같은 네 가지 큰 한량없음을 성취하나니, 이 까닭에 방편선교라 하느니라.” 天王當知!諸菩薩摩訶薩行深般若波羅蜜多,成就如是四大無量,由此名爲方便善巧。 大般若波羅蜜多經卷第五百六十七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004_1012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