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반야바라밀다경 576 ## 004_1078_c 대반야바라밀다경 제576권대반야경 제8회 나가실리분서(那伽室利分序) 大般若經第八會那伽室利分序 ## 004_1078_c 서명사 사문 현측 지음 西明寺沙門 玄則 撰 ## 004_1078_c 실려있기를, 오직 청정한 규범(淸規)은 겉으로 드러난 생활을 깨끗하게 씻어주어, 이에 금령(襟靈 : 마음과 영혼)에까지 빛이 비추게 하고, 신령한 이치(神理)는 내면의 숨겨진 마음을 강건하게 만들어, 순식간에 사업(事業)발휘시킨다고 하였으니, 만약 모든 동(動)과 적(寂)의 올바름을 제대로 묻고 따지지 않는다면, 장차 따르고 받아들임에 잘못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묘상(妙祥)은 사위성(舍衛)에서 가르침을 묻고, 용상(龍祥)은 탁발(分衛)의 항목을 묻게 되어, 발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을 의도하지 않고도 내딛고, 손을 굽히거나 펴려고 하지 않고도 내놓게 되었으며, 생각하되 생각하지 않음으로 사유(思惟)하고, 행하되 행하지 않음으로 행하게 된 것이니, 먹을 것도 허깨비 음식(幻食)으로 보고 오히려 매달려있는 박(懸匏)과 같이 여기며, 의지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 의지하여, 고요히 있는 깨끗한 우물(冽井)과 같게 여긴 것이다. 載惟淸規外滌,乃照晉於襟靈;神理內康,俄發揮於事業。若不訊諸動寂,將或謬以隨迎。是故妙祥資舍衛之稟,龍祥扣分衛之節,挫擧下而迂足,措屈伸而矯手。慮不慮以思惟,行無行以發趣。食夫幻食,反類懸匏;資以無資,翻同冽井。 ## 004_1078_c 그사이에 관법(觀)은 자유롭게 되어 방편(術)이 공(空)임을 깨닫고, 마음(襟)도 깨끗하게 되어 선정(定)도 바다처럼 넓어지니, 생령(生靈)을 품어 물의 본성으로 만들고, 공덕(功德)을 비워 보배로운 곳간으로 만들며, 여섯 가지 진동(六動)도 평안하게 여겨 흔들리지 않게 되고, 세 가지 수레(三乘)를 타고 달려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주재함과 주재하지 않음이 없이, 심왕(心王)을 물리쳐 이로움을 보이고, 친함과 친하지 않음이 없이 좋은 벗들이 많아져 멀리서부터 모이는 것이다. 이는 근사녀(近事)가 바리때를 잡을 때, 선현의 팔뚝(脩臂)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고 놀라게 하고, 부처님(應供)께 마음을 합하자, 가슴을 두드리던 근심이 이미 사라지게 한 것이다. 俄而縱觀空術,澄襟海定,孕生靈爲水性,罄功德爲珍府。晏六動而不搖,走三乘以終駐。無宰不宰,黜心王而利見;無親不親,恢善友而遙集。是令近事取鉢,駭脩臂之不存;應供投襟兀,撫心其已滅。 ## 004_1078_c 비유컨대 신기루의 누대(蜃樓)가 빼어난 경치이나, 기운이 쌓여 이루어진 것임을 알아 오르지 않는 것이요, 거울에 비친 봉황(鸞鏡)이 아름다운 모습이나, 그 모습이 오직 공(空)임을 깨달아 더 이상 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까운 것에서부터 먼 것을 비추고, 참된 실재로 인해 세속의 삶을 세우게 되어, 위태한 인생은 이슬이 맺힌 것과 같이 위태한 것임을 알고, 허깨비인 몸(幻質)은 거품이 떠 있는 것 같이 덧없음을 알게 되니, 번개가 순식간에 푸르고 붉은 빛을 번쩍이는 것과 같고, 구름이 하늘에서 수레 덮개처럼 비추는 것과 같다. 譬蜃樓切景,知積氣以忘躋;鸞鏡含姿,悟唯空而輟攬,故能自近而鑑遠。由眞以立俗,識危生之露集,知幻質之泡浮,電倏靑紫之輝,雲空軒蓋之影。 ## 004_1078_c 문장은 간략하나 이치는 풍성하며, 옛날에 감춰져 있던 것을 여기에서 전하는 것이니, 비록 하나의 축(軸)이고 단일한 번역(單譯)일지라도, 세 번만 반복하여 보아도 진실로 깊이 음미할 것이 많을 것이다. 文約理贍,昔秘今傳,雖一軸且單譯,而三復固多重味矣。 ## 004_1078_c 대반야바라밀다경 제576권 大般若波羅蜜多經卷第五百七十六 ## 004_1078_c 삼장법사 현장 한역 김월운 번역 三藏法師玄奘奉 詔譯 ## 004_1079_a (제8회) 나가실리분(那伽室利分) 第八那伽室利分 ## 004_1079_a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如是我聞: ## 004_1079_a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실라벌성(室羅筏城)에 계실 적에 서다림(誓多林) 안에 있는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대중들에게 바른 법을 연설해 주시고 계셨다. 그때에 묘길상(妙吉祥) 보살마하살이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차츰차츰 실라벌성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一時,薄伽梵在室羅筏住誓多林給孤獨園,爲諸大衆宣揚正法。爾時,妙吉祥菩薩摩訶薩於日初分著衣持鉢,漸次將入室羅筏城。 ## 004_1079_a 이때에 용길상(龍吉祥:那伽室利)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그를 보고 물었다. “존자여, 어디를 가십니까?” 時,有菩薩名龍吉祥,見已問言:“尊何所往?” ## 004_1079_a 묘길상이 대답했다. “저는 이 실라벌성에 들어가서 두루 다니면서 걸식을 하려 하노니, 이는 많은 중생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한 때문이며, 세간의 많은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며, 모든 하늘과 인간들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려는 때문입니다.” 妙吉祥曰:“我欲入此室羅筏城巡行乞食,爲欲利樂多衆生故,哀愍世閒大衆生故,利益安樂諸天、人故。” ## 004_1079_a 용길상이 물었다. “존자여, 아직도 음식의 생각을 깨뜨리지 못했습니까?” 龍吉祥言:“唯然!尊者!今於食想猶未破耶?” ## 004_1079_a 묘길상이 대답했다. “나는 음식의 생각에서 도무지 깨뜨릴 것이 있음을 보지 않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의 본 성품이 비고 고요함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파괴함과 끊음이 없거늘 내가 무엇을 끊으리요. 여러 하늘의 마군(魔)과 범왕과 세간의 사문ㆍ바라문 들도 파괴하지 못하니,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법의 제 성품은 허공의 경계와 같아서 끝내 공하므로 요동시킬 수 없고 파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妙吉祥曰:“吾於食想都不見有,知何所破?所以者何?以一切法本性空寂,猶若虛空無壞無斷,我何能破?諸天、魔、梵,世閒沙門、婆羅門等亦不能破。所以者何?諸法自性等虛空界,畢竟皆空,不可動搖,無能破者。 ## 004_1079_a 또 온갖 법은 허공과 같아서 하늘의 마군과 범왕과 사문들이 아무도 능히 거두어 지닐 이가 없나니,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은 본 성품이 멀리 여의기 때문에 거두어 지닐 수 없습니다.” 又一切法如太虛空,無有天、魔、梵、沙門等諸有情類可能攝受。所以者何?以一切法性遠離故非所攝受。” ## 004_1079_a 용길상이 말하였다. “만일 그러할진대 어찌하여 보살들이 마군과 싸웁니까?” 龍吉祥言:“若如所說,云何菩薩與魔戰諍?” ## 004_1079_a 묘길상이 말하였다. “보살은 한 번도 큰 북을 치는 마군과 싸운 일이 없으며, 보살이 그럴 때에 어떤 조그마한 법도 진실히 그에 의하여 정려에 들 것이 있다고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보살은 그들이 제아무리 북 따위를 치는 것을 보아도 두려워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妙吉祥曰:“菩薩未嘗與擊大鼓魔軍戰諍,菩薩爾時亦不見法有少眞實可依入定。所以者何?菩薩見彼雖擊鼓等而無怖畏。 ## 004_1079_b 비유컨대 요술쟁이가 요술로 원수를 만들어 내면 제 아무리 걱정스러운 일이 생겨도 걱정하지 않는 것같이 보살도 법성이 모두 공해서 요술 따위와 같음을 잘 알기 때문에 도무지 두려움이 없습니다. 만일 보살로서 이럴 때에 두려워함이 있다면 하늘과 인간들의 공경과 공양을 받지 못하리이다. 그러나 보살들은 공하여 두려울 것이 없음을 잘 알기 때문에 능히 온갖 무리들의 참되고 깨끗한 복밭이 됩니다.” 譬如幻師幻作怨敵,雖現擾惱而不生怖;如是菩薩知法性空皆如幻等,都無怖畏。若時菩薩有怖畏者,非天、人等所應供養,然諸菩薩解空無怖,堪爲一切眞淨福田。” ## 004_1079_b 용길상이 말하였다. “혹시 능히 보리를 증득할 이가 있겠습니까?” 묘길상이 말하였다. “증득할 이가 있기도 합니다.” 龍吉祥言:“頗有能證菩提者不?”妙吉祥曰:“亦有能證。” ## 004_1079_b 용길상이 말하였다. “누가 증득하겠습니까?” 묘길상이 말하였다. “이름도 성도 없는 이가 언어를 시설하면 그가 능히 증득합니다.” 龍吉祥言:“誰爲證者?”妙吉祥曰:“若無名姓、施設、語言,彼爲能證。” ## 004_1079_b 용길상이 말하였다. “그가 이미 그러할진대 어떻게 증득하겠습니까?” 묘길상이 말하였다. “그의 마음이 나지 않아서 보리와 보리의 자리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유정들을 가엾이 여기지도 않지만, 표시 없는 마음(無表心)과 보임 없는 마음(無見心) 따위로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합니다.” 龍吉祥言:“彼旣如是,云何能證?”妙吉祥曰:“彼心無生,不念菩提及菩提座,亦不愍念一切有情,以無表心、無見心等能證無上正等菩提。” ## 004_1079_b 용길상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존자께서는 어느 마음으로 보리를 얻으시겠습니까?” 龍吉祥言:“若爾,尊者以何心等當得菩提?” ## 004_1079_b 묘길상이 말하였다. “나는 나가는 곳도 없고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도무지 배우는 바가 없으며, 내가 오는 세상에 보리수 밑에 가서 금강 자리에 앉고, 큰 보리를 증득하고, 묘한 법바퀴를 굴리고, 생사를 구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법은 요동함이 없어서 파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어 끝내 공하고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와 같은 나아가지 않는 마음 따위로 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妙吉祥曰:“我無所趣亦非能趣,都無所學。非我當來詣菩提樹,坐金剛座證大菩提,轉妙法輪拔濟生死。所以者何?諸法無動,不可破壞,不可攝受,畢竟空寂。我以如是非趣心等當得菩提。” ## 004_1079_b 용길상이 말하였다. “존자의 말씀은 모두가 승의제(勝義諦)에 의하였기 때문에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이 법을 믿고 이해하여 번뇌를 벗어나게 합니다. 만일 어떤 유정이 번뇌에서 벗어나면 그는 능히 악마의 그물을 끝내 부셔 버릴 수 있겠습니다. 만일 어떤 유정이 번뇌에서 벗어나면 그는 능히 악마의 그물을 끝내 부셔 버릴 수 있겠습니다. 龍吉祥言:“尊者所說皆依勝義,令諸有情信解是法解脫煩惱。若諸有情煩惱解脫,便能畢竟破魔羂網。” ## 004_1079_b 묘길상이 말하였다. “악마의 그물은 파괴할 수가 없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악마라 하는 것이 보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악마와 마군은모두가 성품이 있지 않아서 도무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악마가 보리와 다르지 않다 하였습니다.” 妙吉祥曰:“魔之羂網不可破壞。所以者何?魔者不異菩提增語。何以故?魔及魔軍性俱非有都不可得,是故我說魔者不異菩提增語。” ## 004_1079_c 용길상이 말하였다. “보리란 무엇을 이름입니까?” 龍吉祥言:“菩提何謂?” ## 004_1079_c 묘길상이 말하였다. “보리라 함은 온갖 시간과 공간에 두루한 것입니다. 마치 허공은 아무런 장애 없이 시간과 공간 어디에도 없는 적이 없는 것같이 보리도 그러하여서 장애가 없는 까닭에 온갖 때와 곳에 두루합니다. 이러한 보리는 가장 위없음이라 하겠는데 그대는 지금 어느 보리를 증득하시려 합니까?” 妙吉祥曰:“言菩提者,遍諸時處一切法中。譬如虛空都無障礙,於時處法無所不在,菩提亦爾,無障礙故遍在一切時處法中。如是菩提最爲無上,仁今欲證何等菩提?” ## 004_1079_c 용길상이 말하였다.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려 합니다.” 龍吉祥言:“欲證無上。” ## 004_1079_c 묘길상이 말하였다. “그대여, 제발 그만두시오. 위없는 보리는 증득할 수 있는 법이 아닙니다. 그대가 지금 증득하시려 하면 그것은 장난의 말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위없는 보리는 형상을 떠나 고요하거늘 그대가 지금 증득하려 함은 장난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妙吉祥曰:“汝今應止!無上菩提非可證法,汝欲證者便行戲論。何以故?無上菩提離相寂滅,仁今欲取,成戲論故。 ## 004_1079_c 마치 어떤 사람이 말하되 ‘나는 허깨비로 하여금 보리의 자리에 앉아서 요술인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하게 하리라’ 하면, 이 말은 지극히 장난말이 되었습니다. 그 까닭으로서는 허깨비도 얻을 수 없는 것이어늘 어찌 그로 하여금 큰 보리를 증득하게 하겠습니까? 요술과 요술의 법과는 합하는 것도 아니요, 흩어지는 것도 아니고,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으며 본 성품은 모두 공합니다. 譬如有人作如是說:‘我令幻士坐菩提座,證幻無上正等菩提。’如是所言極成戲論,以諸幻士尚不可得,豈令能證幻大菩提!幻於幻法,非合非散,無取無捨,自性俱空。 ## 004_1079_c 여러 불세존께서는 온갖 법을 분별할 수 없음이 모두가 요술 속의 일과 같다 하셨는데, 그대가 지금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고자 함이 어찌 요술의 법을 분별하는 허물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온갖 법은 모두가 취할 수 없고 버릴 수 없어서 이룸과 파괴함이 모두 없나니, 어떠한 법과도 다른 법을 능히 조작하거나 파괴함이 없으며, 어떤 법도 다른 법을 화합하거나 헤어짐이 모두 없습니다. 諸佛世尊說一切法不可分別皆如幻事,汝今欲證無上菩提,豈不便成分別幻法?然一切法皆不可取亦不可捨,無成無壞。非法於法能有造作及有滅壞,無法於法能有和合及有別離。 ## 004_1079_c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은 화합도 아니요, 흩어짐도 아니어서 제 성품이 모두 공하고, 나와 내 것을 모두 여의어서 허공계와 같고, 말함과 보임과 칭찬과 헐뜯음이 모두 없고, 높음과 낮음과 손해와 이익이 모두 없고 상상할 수 없고,언어로 따질 수 없으며, 본 성품이 모두 비고 고요하여 끝내는 모두가 공하며, 요술 같고 꿈 같아서 상대와 비교가 없거늘 어찌 그에 대하여 분별을 일으키겠습니까?” 所以者何?以一切法非合非散,自性皆空,離我、我所,等虛空界,無說無示、無讚無毀、無高無下、無損無益、不可想像、不可戲論,本性虛寂,皆畢竟空,如幻如夢,無對無比,寧可於彼起分別心?” ## 004_1080_a 용길상이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존자여, 저는 지금 이로 인하여 결정코 보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존자께서 저에게 깊은 법을 말씀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龍吉祥言:“善哉!尊者!我今由此,定得菩提。何以故?由尊爲我說深法故。” ## 004_1080_a 묘길상이 말하였다. “저는 지금 한 번도 그대에게 드러나게 비밀하게 깊게 얕게 설법한 적이 없거늘, 어떻게 그대로 하여금 보리를 얻게 하겠습니까?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법의 제 성품은 모두가 말할 수 없거늘 그대가 나에게 심히 깊은 법을 연설한다 함은 장난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능히 설법을 하는 이도 아니며, 모든 법의 제 성품도 말할 수 없습니다. 妙吉祥曰:“吾於今者,曾未爲汝有所宣說若顯若密、若深若淺,云何令汝能得菩提?所以者何?諸法自性皆不可說,汝謂我說甚深法者,爲行戲論;然我實非能說法者,諸法自性亦不可說。 ## 004_1080_a 마치 어떤 사람이 말하되 ‘나는 요술쟁이의 의식의 모습, 즉 요술쟁이의 의식에 이러이러한 차별이 있는 것을 알겠다’ 하면, 그는 이 말 때문에 스스로의 진실한 말을 해칩니다. 如有人言:‘我能辯說幻士識相,謂諸幻士識有如是如是差別。’彼由此說害自實言。 ## 004_1080_a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요술쟁이라 함은 알 수도 있지 않거늘 하물며 의식의 모습이 있겠습니까? 그대가 지금 나에게 심히 깊은 법을 연설하여 그대로 하여금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게 한다 해도 이와 같습니다. 온갖 법은 모두가 요술의 일과 같고 끝내 성품이 공하여 알 수도 없거늘 하물며 연설할 수 있겠습니까?” 所以者何?夫幻士者尚非所識,況有識相!汝今謂我說甚深法,令汝證得無上菩提,亦復如是。以一切法皆如幻事,畢竟性空尚不可知,況有宣說!” ## 004_1080_a 그때에 무능승(無能勝) 보살마하살이 그 자리에 와서 이 법문을 듣고 찬탄하였다. “장하십니다. 보살이여, 심히 깊은 법문을 두 분이 서로 잘 연설하여 주셨습니다.” 爾時,無能勝菩薩摩訶薩來至其所,聞已讚言:“善哉!善哉!正士!大士!能共辯說甚深法門。” ## 004_1080_a 그때에 묘길상이 무능승에게 말했다. “보살 대사여, 무슨 법을 연설했다고 여기십니까? 보살이란 생각하기를, 나는 보살 대사인데 유정들에게 심히 깊은 법을 연설해 준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그런 생각을 하면 희론을 하는 것입니다. 또 무능승이여, 어떤 메아리의 제 성품이 실제로 말을 함으로써듣는 이로 하여금 모든 법을 따져 알게 하겠습니까?” 時,妙吉祥詰無能勝言:“正士、大士爲說何法?夫爲菩薩不作是念:‘我是菩薩正士、大士,能爲有情說甚深法。’作是念者便行戲論。又,無能勝!頗有谷響,自性實有能發語言,生聞者識詮諸法不?” ## 004_1080_b 이때 무능승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時,無能勝答曰:“不也。” ## 004_1080_b 묘길상이 말했다. 이러한 온갖 법은 모두가 진실치 않아서 모두가 메아리 같고, 이름과 형상이 없어서 집착할 바가 없거늘 이에 대하여 집착함이 있으면 희론을 하는 것이니, 만일 희론을 하면 생사에 헤맵니다. 그들은 메아리 같은 온갖 법에서 여실히 알지 못하므로 다툼이 일어나고, 다툼이 일어나기 때문에 마음이 요동하고, 마음이 요동하기 때문에 온갖 미혹이 많고, 미혹이 늘어나기 때문에 여러 길에서 헤맵니다. 妙吉祥言:“‘如是諸法一切非實,皆如谷響無名、無相、無所取著,於斯有執便行戲論,若行戲論流轉生死。彼於如響一切法中不如實知,起諸乖諍,乖諍起故心則動搖,心動搖時多諸迷謬,迷謬增故諸趣輪迴。 ## 004_1080_b 그러므로 세존께서도 몸소 밤낮으로 필추들에게 가르치고 경계하시기를 ‘너희들 필추야, 희론을 일삼지 말고, 내가 연설한 적멸의 법 가운데서 항상 자세히 생각하고 잘 관찰하여 얻음 없는 법의 지혜(無得法忍)를 부지런히 닦아 익히라’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능적(能寂) 대성법왕(大聖法王)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은 공하여 본 성품이 고요하고, 물듦ㆍ얻음ㆍ의지하여 머무는 바가 모두 없으니, 능히 여실히 알면 생사를 벗어나서 결정코 보리와 열반을 얻는다 하셨습니다.” 是故世尊親於晝夜教誡教授諸苾芻言:‘汝等苾芻勿行戲論,於我所說寂滅法中,常應思惟、審諦觀察、精勤修習無得法忍。’如是能寂大聖法王說諸法空本性寂靜,無染、無得、無所依住。能如實知解脫生死,定當證得菩提涅槃。” ## 004_1080_b 그때에 용길상이 이 말씀을 듣고 이어 다시 묘길상에게 물었다. “존자는 어떤 생사에서 해탈하였습니까?” 時,龍吉祥聞是語已,因卽復問妙吉祥言:“尊者從何生死解脫?” ## 004_1080_b 묘길상이 대답했다. “존자는 여래께서 어떤 생사에서 벗어나셨다고 여기십니까? 10력(力) 세존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생사법이다’ 하셨습니다. 妙吉祥曰:“仁謂如來從何生死而得解脫?十力世尊常說過去未來現在爲生死法。” ## 004_1080_b 용길상이 말했다. “세존께서 온갖 법이 모두가 허깨비 같다고 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유정들은 마땅히 본래부터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였을 것이거늘 어찌 생사가 있겠습니까?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존자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진실치 않아서 모두가 허깨비 같다’ 하셨기 때문입니다.” 龍吉祥言:“世尊!豈不說一切法皆如幻化,旣爾,有情應本已證無上菩提,寧有生死?所以者何?尊者亦說諸法非實皆如幻化。” ## 004_1080_b 묘길상이 말했다. “나는 옛적으로부터 법의 성품이나 형상을 한 번도 연설한 적이 없고, 또 분별하여 집착하거나 조작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법의 성품과 형상은 표시하거나분별하거나 집착하거나 조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妙吉祥曰:“我從昔來於法性相曾未宣說,亦不分別,取著造作。所以者何?諸法性相不可表示、不可分別、不可取著、不可造作。 ## 004_1080_c 만일 모든 유정들이 온갖 법이 모두가 허깨비 같음을 여실히 요달하면 마땅히 본래부터 이미 위없는 보리를 증득한 것이겠지만 유정들이 모두가 허깨비 같음을 통달하지 못한 까닭에 여러 생사의 길로 헤맵니다. 一切有情設能如實了達諸法皆如幻化,應本已證無上菩提;然由有情於一切法,不能通達皆如幻化故,於諸趣生死輪迴。 ## 004_1080_c 마치 공교한 요술쟁이가 아무 물건에 의해서라도 갖가지 허깨비를 잘 변화해 내는 것과 같나니, 이른바 세간ㆍ하늘ㆍ마ㆍ범왕ㆍ제석ㆍ사문ㆍ범지ㆍ용ㆍ약차ㆍ아소락ㆍ인간등 인비인들인데 어리석은 이들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요술쟁이가 진실한 성품이 없는 것같이 오직 갖가지 허망한 형상만이 나타난 줄을 압니다. 如工幻師隨依何物,幻作種種所幻化事,所謂世閒天、魔、梵、釋、沙門、梵志、諸龍、藥叉、阿素洛、等人非人衆,諸愚癡類迷執實有,智者幻師知無實性,但有種種虛妄相現。 ## 004_1080_c 이와 같이 모든 법은 비록 허깨비 같으나 어리석은 유정들은 알지 못하므로 있지 않는 것을 있다고 여기고 무상한 것을 항상하다고 계교하여 모든 법에서 갖가지로 분별하되 혹은 물질을 분별하고, 혹은 마음ㆍ유위ㆍ무위ㆍ유루ㆍ무루 등 이렇듯 갖가지 종류로 분별합니다. 이렇게 분별하기 때문에 모든 법이 모두가 허깨비 같음을 여실히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사에 헤맵니다. 如是諸法雖如幻化,而有情類愚癡不了,非有謂有、無常計常,於諸法中種種分別,或分別色或分別心,有爲無爲、有漏無漏如是等類種種分別,由此分別於諸法中,不如實知皆如幻化,由不知故生死輪迴。 ## 004_1080_c 설사 어떤 유정이 온갖 법이 모두가 허깨비 같음을 여실히 깨달아 안다 하여도 불법에서 더 자라지 못하리이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유정들은 본래가 여러 부처님의 묘한 법을 가졌고, 모든 중생들은 이미 물러남이 없는 부처님 지혜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設諸有情於一切法如實了知皆如幻化,則於佛法不復增長。所以者何?諸有情類本來皆有,諸佛妙法一切已有,無退佛智故。 ## 004_1080_c 모든 유정들은 모두가 부처님의 묘한 법에 안정히 서게 되는데, 깨달음의 지혜가 요동치 않으면 법성이 공하여 이름ㆍ형상ㆍ의지함ㆍ머무름ㆍ취함ㆍ집착함ㆍ걸림ㆍ집착 따위가 없어 허공과 같음을 알매, 아뢰야(阿賴耶)도 없고, 탐욕(尼延底)도 없어 위없고 가장 고요함을 알며, 생멸ㆍ염정(染凈)ㆍ성괴(成槐)가 없고 유와 무도 아님을 알게 됩니다. 諸有情咸可安立於佛妙法覺慧無動,知法性空,無名無相、無依無住、無取無執、無㝵無著、猶如虛空,無阿賴耶、無尼延底,無上寂靜、最極寂靜,無生無滅、無染無淨、無成無壞、非有非無。 ## 004_1081_a 이 까닭에 거기에서 심히 깊은 법 지혜(法忍)를 성취하여 언제나 여러 부처님의 묘한 법을 여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여러 부처님의 묘한 법은 성품을 여의고 형상을 여의어서 시설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고 표시할 수 없어 마치 허공과 같이 유정들에게 두루하였습니다.” 由此於中成甚深忍,常不遠離諸佛妙法。所以者何?諸佛妙法離性離相,不可施設、不可宣說、不可表示,遍有情類猶若虛空。 ## 004_1081_a 이때에 용길상이 이렇게 심히 깊은 법문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묘길상을 칭찬하였다. “훌륭합니다, 존자의 말씀은 심히 깊고 미묘하여 불가사의하십니다. 아까 말씀하시기를 유정들이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을 언제나 여의지 않는다 하셨는데 누가 그 말을 믿고 이해하겠습니까?” 時,龍吉祥聞甚深法歡喜踊躍,讚妙吉祥:“善哉!善哉!尊者所說,甚深微妙不可思議,說諸有情常不遠離諸佛妙法,誰能信解?” ## 004_1081_a 묘길상이 대답했다. “부처님들의 참다운 아들이라면 누구나 다 믿고 이해합니다. 이른바 믿음을 따르는 행자(隨信行)ㆍ법을 따르는 행자(隨法行)ㆍ여덟째 지위의 행자(第八)ㆍ예류(預流)ㆍ일래(一來)ㆍ불환(不還)ㆍ아라한ㆍ독각ㆍ보살로서 이미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이르러 온갖 맑은 법에서 요동치 않게 되고, 또 끝내 공한 법과 얻을 바 없는 법에 잘 머무른 이는 능히 믿어 이해합니다. 妙吉祥曰:“諸佛眞子皆能信解,謂隨信行、若隨法行、若第八、若預流、若一來、若不還、若阿羅漢、若諸獨覺、若諸菩薩已得不退,於諸白法無動無轉,已善安住畢竟空法無所得法,能深信解。 ## 004_1081_a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 보살의 묘한 보리의 자리가 이미 그의 앞에 나타났을 때에 세간의 하늘ㆍ마ㆍ범왕ㆍ제석ㆍ사문ㆍ범지ㆍ아소락 등 인비인들의 앞에서 사자후를 하되 ‘나는 여기에서 가부좌를 맺고 앉아서 위없는 보리를 얻기까지는 잠시도 이 자리를 뜨지 않으리라’ 했기 때문입니다. 所以者何?是諸菩薩妙菩提座已現在前,能對世閒天、魔、梵、釋、沙門、梵志、阿素洛等人非人前大師子吼:‘我於此座結跏趺坐,乃至未得無上菩提,終不中閒暫解斯坐。’ ## 004_1081_a 그는 또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보살들은 이미 끝내 공한 법과 얻을 수 없는 법에 머물러서 요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치 큰 말뚝이 매우 견고히 박혔으면 소들이 요동시키지 못하는 것같이 보살들이 이미 끝내 공한 법과 얻을 바 없는 법에 견고히 머무르기 때문에 온갖 유정들이 그를 요동시켜 깨달음과 깨달을 바와 보리의 자리를 여의게 하지 못합니다.” 何以故?是諸菩薩已善安住畢竟空法無所得法,不可動故。譬如帝杙極善安固,諸牛王等不能動搖;如是菩薩已善安住畢竟空法無所得法,一切有情不能傾動,令離覺所覺及菩提座處。” ## 004_1081_b 용길상이 말했다. “깨달음과 깨달을 바와 보리의 자리라 함은 무엇을 이름입니까?” 龍吉祥言:“覺所覺處、菩提座處何所謂耶?” ## 004_1081_b 그때에 묘길상이 그에게 다시 물었다. “무엇을 여래라 하며, 무엇을 여래가 변화하는 곳이라 하며, 무엇이 여래께서 변화하실 때 의지하는 바이며, 무엇이 여래께서 변화하셔서 증득하신 법이기에 여래께서 변화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신다 합니까?” 時,妙吉祥還詰彼曰:“云何名爲如來變化?云何如來變化之處?云何如來變化所依?云何如來變化證法,由此說爲如來變化說法示導?” ## 004_1081_b 용길상이 대답했다. “나는 여래께서 실제로 계신다고 보지 않거늘 하물며 여래의 변화나 변화할 곳이나 변화가 의지할 바나 변화하여 증득할 법이 있다거나, 또 이 까닭에 여래께서 변화하여 설법해서 유정을 제도하신다는 것을 보겠습니까?” 龍吉祥言:“我尚不見有實如來,況當見有如來變化及變化處、變化所依、變化證法,由此可說如來變化說法示導!” ## 004_1081_b 묘길상이 말했다. “장하십니다. 말씀하신 바와 아시는 바가 심히 이치에 합당하십니다. 그대는 이미 온갖 법의 얻을 바 없는 지혜를 일으키어 증득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과 깨달을 바 등에 대한 것도 그러합니다.” 妙吉祥曰:“善哉!善哉!所說所知甚爲如理,汝已起證於一切法無所得忍能作是說,覺所覺等應知亦然。” ## 004_1081_b 용길상이 말했다. “온갖 법의 얻을 바 없는 지혜에 일어남과 무너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은 공하여 제 성품이 없고, 제 모양도 공합니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은 형상과 상대함과 빛과 보임이 모두 없어서 허공과 같거늘 어떻게 온갖 법의 얻을 바 없는 지혜를 얻겠습니까? 龍吉祥言:“非一切法無所得忍有起有壞。所以者何?以一切法空無自性,自相亦空。如是諸法無相、無對、無色、無見,與虛空等,云何得起於一切法無所得忍? ## 004_1081_b 만일 온갖 법의 얻을 바 없는 지혜에 일어난다는 이치가 있으면, 메아리ㆍ그림자ㆍ거품ㆍ물방울ㆍ아지랑이ㆍ파초ㆍ요술ㆍ꿈속ㆍ허깨비ㆍ거울 속의 그림자ㆍ심향성(尋香城)ㆍ허공 경계에 대한 지혜에도 일어나는 이치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허공 등에 대한 지혜에 다른 이치가 있다면 옳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若一切法無所得忍有可起義,則谷響忍、若光影忍、若聚沫忍、若浮泡忍、若陽焰忍、若芭蕉忍、若幻事忍、若夢境忍、若變化忍、若鏡像忍、若尋香城忍、若虛空界忍應有起義。所以者何?虛空等忍有起義者必無是處。 ## 004_1081_b 만일 보살마하살들이 이러한 설법을 듣고도 놀라거나 겁내거나 의심하거나 마음이 침울하지 않으면 이는 곧 보살의 위없는 법의 지혜입니다.” 若菩薩摩訶薩聞如是法,不驚、不怖、無惑、無疑、心不沈沒,卽是菩薩無上法忍。” ## 004_1081_c 묘길상이 말했다. “여러 보살들이 법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어찌 차별이 없겠습니까?” 妙吉祥言:“諸菩薩衆無得法忍豈無差別?” ## 004_1081_c 용길상이 말했다. “만일 보살들이 조그마한 법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만일 보살들이 생각하되 ‘내가 심히 깊은 지혜를 모두 알았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만일 보살들이 생각하되 ‘내가 심히 깊은 지혜를 성취하였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龍吉祥曰:“若菩薩衆於少分法有執著者,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於甚深悉能解了。’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是成就甚深忍者。’是則名爲行有所得。 ## 004_1081_c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심히 깊은 진리를 모두 믿어 받아들인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모든 이치에 대해 모두 알았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모든 법에 대하여 모두 다 안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若諸菩薩作是念言:‘我於甚深悉能信受。’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於諸義悉能解了。’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於諸法悉能覺了。’是則名爲行有所得。 ## 004_1081_c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모든 법의 본 성품을 다 안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모든 보살의 도를 수행한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갖가지 불국토를 장엄한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解了諸法本性。’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修行諸菩薩道。’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嚴淨種種佛土。’是則名爲行有所得。 ## 004_1081_c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여러 유정들을 이루어 준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결정코 보리를 증득하리라’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이니라.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반드시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리라’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이니라. 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成熟諸有情類。’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於菩提決定當證。’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定能轉無上法輪。’是則名爲行有所得。 ## 004_1081_c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모든 유정들을 구제하리라’ 하면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이니라.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행할 바가 있고, 나는 증득할 것이 있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보시ㆍ정계ㆍ안인(安忍:인욕)ㆍ정진ㆍ정려ㆍ반야 바라밀다를 행한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濟拔諸有情類。’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有所行我有所證。’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修行布施、淨戒、安忍、精進、靜慮、般若波羅蜜多。’是則名爲行有所得。 ## 004_1082_a 또 어떤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4념주(念住) 등과 37종보리분법(種菩提分法)을 수행한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정려ㆍ무량(無量)ㆍ등지(等持)ㆍ등지(等至)ㆍ다라니문을 행한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修行四念住等三十七種菩提分法。’是則名爲行有所得。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修行靜慮、無量、等持、等至、陁羅尼門。’是則名爲行有所得。 ## 004_1082_a 또 보살들이 생각하되 ‘나는 여래의 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4무애해(無礙解)ㆍ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ㆍ18불불공법(佛不共法) 등 한량없고 끝없는 부처님들의 묘한 법을 행한다’ 하면 이는 얻을 바 있음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살은 얻을 바 있음을 행하지 않기 때문에 법의 지혜를 얻지 못하여도 차별이 있지 않습니다.” 若諸菩薩作是念言:‘我能趣證如來十力、四無所畏、四無礙解、大慈、大悲、大喜、大捨幷十八佛不共法等無量無邊諸佛妙法。’是則名爲行有所得。菩薩不行有所得故,無得法忍非有差別。” ## 004_1082_a 묘길상이 다시 물었다. “만일 그러할진대 보살이 어떻게 닦아 배워야 보리의 행에 나아가겠습니까?” 妙吉祥言:“若爾,菩薩云何修學趣菩提行?” ## 004_1082_a 용길상이 대답하였다. “만일 보살들이 모든 법에 집착이 없으면 그것을 닦아 배워서 보리의 행에 나아가는 것이요, 또 보살들이 모든 법에서 자제하는 일이 없으면 그것을 닦아 배워서 보리의 행에 나아가는 것이요, 또 보살들이 모든 법은 뭇 인연에 의해 이루어졌을 뿐 공하여 제 성품이 없고, 나와 내 것이란 집착을 여읜 것으로 관찰하면 그것을 닦아 배워서 보리의 행에 나아가는 것이요, 또 보살들이 비록 수행을 하기는 하나 행한다는 생각이 없으면 그것을 닦아 배워서 보리의 행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龍吉祥曰:“若菩薩衆於諸法中無所取著,是爲修學趣菩提行;若菩薩衆於諸法中無所恃怙,是爲修學趣菩提行;若菩薩衆現觀諸法依託衆緣、空無自性、離我、我所,是爲修學趣菩提行;若菩薩衆雖有所行而無行想,是爲修學趣菩提行。” ## 004_1082_a 묘길상이 말했다. “그러합니다. 참으로 그대의 말씀과 같겠습니다.마치 어떤 사람이 꿈속에 여러 곳을 왕래하여도 가고 오고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누움이 없으며, 또 진실로 다니는 자리가 없는 것같이 보살들도 그러하여서 비록 깨었을 때에 수행하는 일이 있지만 행한다는 생각이 없으며, 수행하는 행의 본 성품이 모두 공함을 관찰하여 모든 법 가운데서 집착함이 없으며, 온갖 법이 형상과 모양이 없고, 아뢰야도 없고 탐욕도 없어서 허공 등과 같이 본 성품이 공적합니다. 妙吉祥言:“如是!如是!誠如所說。如人夢中雖謂遊止種種方所,而無去、來,行、住、坐、臥,亦無眞實遊止處所。菩薩亦爾,雖住寤時,有所修行而無行想,觀所行行本性皆空,於諸法中無所取著,達一切法無狀、無相、無阿賴耶、無尼延底,與虛空等本性空寂。 ## 004_1082_b 만일 보살들이 이와 같이 수행하여 집착이 없고 희론을 떠나면 이는 하늘과 인간들의 참되고 밝은 복밭이어서 세간의 공경과 공양을 받을 만합니다.” 若諸菩薩能如是行,無所執取、離諸戲論,是天、人等眞淨福田,堪受世閒恭敬供養。” ## 004_1082_b 그때에 용길상 보살마하살이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말했다. “바라건대 존자여, 나는 지금 중생들을 위하여 실라벌성에 들어가서 돌아다니면서 걸식을 하겠습니다.” 爾時,龍吉祥菩薩摩訶薩聞是語已,歡喜踊躍而作是言:“唯然!尊者!我今欲往室羅筏城,爲有情故巡行乞食。” ## 004_1082_b 묘길상이 말했다. “그대 마음대로 하시오. 그러나 다닐 때에 발을 들거나 내리지도 말고, 굽혔다 폈다 하지도 말고, 나라는 생각도 내지 말고, 장난말도 하지 말고, 길(路)이란 생각도 말고, 성(城)ㆍ읍(邑)ㆍ취락이라는 생각도 말고, 큼ㆍ작음ㆍ남자ㆍ여자라는 생각도 내지 말고, 거리ㆍ동산ㆍ숲ㆍ집ㆍ창 등의 생각도 내지 말아야 합니다. 妙吉祥曰:“隨汝意往,然於行時,勿得擧足,勿得下足,勿屈、勿伸,勿起於心,勿興戲論,勿生路想,勿生城邑、聚落之想,勿生小大、男女之想,勿生街巷,園林、舍宅、戶牖等想。 ## 004_1082_b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보리는 온갖 망상을 멀리 여의어 높고 낮음이 없고, 꼬임과 펴짐이 없으며, 마음에는 요동이 없어지고, 말에는 장난이 없어져서 수량이 없기 때문이니, 이것이 보살이 나아가야 할 보리입니다. 그대가 지금 능히 이렇게 행할 수 있다면 마음대로 가서 걸식하십시오.” 所以者何?菩提遠離諸所有想,無高無下、無卷無舒,心絕動搖,言亡戲論,無有數量,是爲菩薩所趣菩提。仁今若能如是行者,隨意所往而行乞食。” ## 004_1082_b 그때에 용길상이 가르치고 경계하는 위력을 힘입어 바다 같은 정려에 드니, 마치 큰 바다의 물이 넓고 깊고 가득하고 맑으면 온갖 진기한 보배가 가득하고, 갖가지 물짐승을 기르는 것같이,이 정려의 위력도 넓고 깊어서 신통 작용이 불가사의하고, 3업(業)이 안정되고, 공덕의 보배를 갖추어 유정들을 거두어 이롭게 하였다. 時,龍吉祥旣承教授教誡威力入海喩定。譬如大海其水廣深,盈滿湛然豐諸珍寶,含育種種水族生命。如是此定威力廣深、神用難思、三業安靜,具功德寶攝養含識。 ## 004_1082_c 그때에 선사(善思)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그로 하여금 정려에서 속히 나오게 하기 위하여 큰 용맹을 내어 그의 몸을 흔들었으나 삼천대천세계의 산과 땅들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도록 흔들어도 용길상의 몸과 마음은 명명하고 고요하며, 안정되고 견고하여 요동치 않음이 마치 묘고산(妙高山)과 같았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그가 이 정려에 의하여 몸과 입과 뜻이 안정이 머물러 요동치 않기 때문이었다. 時,有菩薩名曰善思,爲欲令彼速出定故,設大加行觸動其身,雖令三千大千世界諸山、大地六反變動,而龍吉祥身心宴寂,安固不動如妙高山。所以者何?彼由此定,令身、語,意安住無動。 ## 004_1082_c 그는 나중에 정려에서 일어나면서 갖가지 향과 꽃을 뿌리고 서다림 쪽을 향하여 몸을 굽히고 합장하고 공경히 아뢰었다. “여래ㆍ응공ㆍ정등각에게 귀명하오니, 증득하신 바와 말씀하신 바가 모두 매우 깊으시고, 제 성품이 모두 공하여 물듦도 얻음도 없으셔서 듣는 이로 하여금 이렇게 훌륭한 정려를 얻게 하시나이다.” 後從定起,雨諸香花,向誓多林曲躬合掌,至誠恭敬而作是言:“歸命如來、應、正等覺,所證所說無不甚深,自性皆空無染無得,能令聞者獲斯勝定。” ## 004_1082_c 이때에 선사보살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정려에 있을 때에 깨달음의 경지가 요동하였습니까?” 善思菩薩便問彼言:“仁在定中覺地動不?” ## 004_1082_c 용길상이 대답하였다. “선사보살이여, 잘 아셔야 합니다. 만일 어떤 이가 몸과 마음에 요동이 있으면 땅덩이 따위도 요동함을 보게 됩니다. 여러 불세존과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있는 보살과 큰 독각과 큰 아라한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하여 모든 법 가운데서 움직임ㆍ변함ㆍ기울어짐ㆍ흔들림 따위를 보지 않습니다. 龍吉祥曰:“善思當知!若諸身心有動轉者,見大地等亦有傾搖。諸佛世尊、不退菩薩及大獨覺、大阿羅漢,身心安靜遠離動搖,於諸法中不見不覺有動、有轉、有傾、有搖。 ## 004_1082_c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요동ㆍ변함ㆍ기울어짐ㆍ흔들림 따위가 없는 법, 즉 공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ㆍ고요함ㆍ증득한 모습ㆍ본래 공하여 성품이 멀리 여읜 법에 편안히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이 법에 머무른 까닭에 몸과 마음이 요동하지 않습니다.” 所以者何?以常安住無動、無轉、無傾搖法,謂空、無相、無願、寂靜,證相本空、性遠離法,由住此法身心無動。” ## 004_1082_c 이때에 묘길상이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용길상을 찬탄하였다. “장하십니다. 용하게도 이런 일을 성취하십니다. 이제 마음대로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십시오.” 時,妙吉祥見聞此已,歡喜讚歎龍吉祥言:“善哉!善哉!能成是事,今者隨意入城乞食。” ## 004_1082_c 용길상이 말했다. “나는 지금 이미 바다 같은 훌륭한 정려(海喩勝定)ㆍ위없는 법의 음식을 맛보았으므로 온갖 덩어리 음식은 바라지 않고, 오직 보시ㆍ정계ㆍ안인(인욕)ㆍ정진ㆍ정려ㆍ반야ㆍ방편 선교ㆍ묘한 선원(妙願)ㆍ힘ㆍ지혜바라밀다와 그 밖의 끝없는 보살행을 구해서 위없는 정등보리를 빨리 증득하고, 묘한 법 바퀴를 굴리어 유정들로 하여금 생사의 큰 고통에서 벗어나 끝내 청정한 열반의 즐거움에 머무르게 하기를 소원합니다. 龍吉祥曰:“我今已證海喩勝定無上法食,於諸段食不復希求。我今唯求布施、淨戒、安忍、精進、靜慮、般若、方便善巧、妙願、力、智波羅蜜多及餘無邊菩薩勝行,疾證無上正等菩提,轉妙法輪拔有情類生死大苦,令住究竟淸淨涅槃。 ## 004_1083_a 또 나는 모든 것을 버리는 행을 애써 구하므로 이 더럽고 지저분한 몸을 보양하고자 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이제 깨끗하고 참되고 착한 벗인 존자의 가엾이 여기심을 받아 내 힘으로 이렇게 훌륭한 정려를 얻었으니, 나는 이제 수묘길상(殊妙吉祥)ㆍ무변(無邊)길상ㆍ용맹(勇猛)길상ㆍ광대(廣大)길상ㆍ묘법(妙法)길상ㆍ승혜(勝慧)길상ㆍ난사(難思)길상인 큰 선인의 벗님과 참되고 맑은 어진 벗님에게 정례합니다.” 我今欣求棄捨諸行,不欲資養雜穢身心。今我由尊眞淨善友哀愍我力證獲勝定,我今頂禮殊妙吉祥、無邊吉祥、勇猛吉祥、廣大吉祥、妙法吉祥、勝慧吉祥、難思吉祥、大仙善友、眞淨善友。” ## 004_1083_a 묘길상이 말했다. “거룩하십니다. 존자여, 능히 이와 같이 바다와 같은 정려를 얻어서 모든 법이 메아리ㆍ형상ㆍ꿈ㆍ요술ㆍ아지랑이ㆍ그림자ㆍ허깨비ㆍ심향성(尋香城) 같음을 잘 깨달으셨습니다. 妙吉祥言:“善哉!仁者!能得如是海喩勝定,了達諸法如響、如像、如夢、如幻、如陽焰、如光影、如變化事、如尋香城。 ## 004_1083_a 그대는 지금 여래의 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4무애해(無礙解)ㆍ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ㆍ18불불공법(佛不共法) 등 한량없고 끝없고 위없는 법의 음식을 구해서 해탈의 법신을 도우십시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모두 이 음식에 의하여 한량없고 헤일 수 없고 끝없고 불가사의한 긍가 강의 모래같이 많은 큰 겁(劫)에 머무르십니다. 汝今應求如來十力、四無所畏、四無㝵解、大慈、大悲、大喜、大捨幷十八佛不共法等無量無邊無上法食,用自資益解脫法身。一切如來、應、正等覺皆由此食,能經無量、無數、無邊不可思議殑伽沙等大劫而住。 ## 004_1083_a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이러한 법의 음식은 번뇌도 없고 얽매임도 없으므로 세간 사람들이 집착하여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법을 영원히 벗어나며, 또한 온갖 교만을 영원히 없애서 아뢰야도 없고 탐욕도 없으며, 온갖 희론이 없어서 본 성품이 공하기 때문입니다. 모든보살마하살들이 모두 이런 음식을 구하니, 그대도 구하실지언정 세간의 낮은 음식은 구하지 마십시오.” 所以者何?如是法食無漏無繫,能永解脫執著世閒不出離法,亦能永滅一切憍慢,無阿賴耶、無尼延底,無諸戲論本性空寂。一切菩薩摩訶薩衆皆希此食,汝亦當求,勿求世閒下劣法食。” ## 004_1083_b 용길상이 말했다. “내가 이제 존자께 찬탄하시는 위없는 법식의 설법을 듣기만 하여도 배가 부르거늘 하물며 그 음식을 얻었을 때이겠습니까? 내가 만일 오는 세상에 이러한 법식(法食)을 얻으면 즉시에 음식이 없음으로써 방편을 삼아 스스로가 배부른 뒤엔 다시 그것으로 온갖 유정을 배부르게 하겠습니다.” 龍吉祥曰:“我今聽尊所讚如斯無上法食已爲充足,況得食耶!我若當來得斯法食,卽以無食而爲方便,自充足已,復持充足一切有情。” ## 004_1083_b 묘길상이 말했다. “그대는 허공 경계도 배부르게 하겠습니까?” “할 수 없지요.” 妙吉祥言:“汝能充足虛空界不?”答曰:“不能!” ## 004_1083_b 묘길상이 말했다. “그대는 메아리ㆍ형상ㆍ꿈ㆍ요술ㆍ아지랑이ㆍ그림자ㆍ허깨비ㆍ심향성 따위를 배부르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할 수 없겠습니다.” 妙吉祥言:“汝能充足響、像、夢幻、陽焰、光影、諸變化事、尋香城不?”答曰:“不能!” ## 004_1083_b 묘길상이 말했다. “그대는 뭇 흐름으로 바다를 채울 수 있으리라고 여기십니까?” “할 수 없겠습니다.” 妙吉祥言:“汝頗能以衆流充足諸大海不?”答曰:“不能!” ## 004_1083_b 묘길상이 말했다. “모든 법도 그렇거늘 어떻게 그대는 온갖 유정을 배부르게 하고자 하십니까? 妙吉祥言:“諸法亦爾,云何汝欲充足一切? ## 004_1083_b 그대가 온갖 유정을 배부르게 하고자 함은 곧 허공계를 배부르게 하려는 것이며, 메아리ㆍ형상ㆍ꿈 따위를 배부르게 하려는 것이며, 또한 온갖 큰 바다를 배부르게 하려는 것이며, 또한 온갖 법의 공함ㆍ무상ㆍ무원ㆍ지음 없음ㆍ무작ㆍ무생ㆍ무멸을 배부르게 하려는 것이며, 또한 멀리 여읨ㆍ고요함ㆍ물듦ㆍ열반ㆍ끝내 벗어남을 배부르게 하려는 것이며, 또한 빛 없고 볼 수 없고 대할 수 없는 한 모양과 허공 등과 같아서 잡거나 취할 수 없는 법계를 배부르게 하려는 것입니다.” 汝欲一切皆充足者,則欲充足太虛空界,亦欲充足響、像、夢等,亦欲充足一切大海,亦欲充足一切法空、無相、無願、無造、無作、無生、無滅,亦欲充足遠離、寂靜、離染、涅槃、畢竟、解脫,亦欲充足無色、無見、無對、一相與虛空等不可執取眞如、法界。” ## 004_1083_b 용길상이 말했다. “존자의 말씀과 같이 음식과 먹는 이가 모두 공하다면 모든 유정들은 모두가 음식에 의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龍吉祥言:“如尊所說食及食者,無不皆空,則諸有情應不資食。” ## 004_1083_b 묘길상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모든 유정은 모두가 음식에 의하지 않습니다. 가령 부처님께서 긍가 강의 모래같이 많은 유정들을 변화시키셨는데 모두가 음식을 찾는다면 그대는 누구를 시켜 음식을 만들게 하겠습니까?” 妙吉祥曰:“如是!如是!一切有情皆不資食。設佛化爲殑伽沙等諸有情類無不須食,汝令誰造爾所食耶?” ## 004_1083_b 용길상이 말했다. “변화한 이는 먹는 일이 없거늘 무엇하러 음식을 만듭니까?” 龍吉祥言:“化無所食,何假爲造?” ## 004_1083_c 묘길상이 말했다. “법과 유정이 모두 허깨비 같으니, 그러므로 온갖 것은 아무도 음식에 의존하는 것이 없습니다. 만일 모든 유정들이, 모든 법이 모두가 허깨비 같음을 여실히 깨닫지 못하면 여러 길의 생사에 헤매면서 허망하게도 의존해야 할 곳이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그러한 의존할 것은 도무지 얻을 수 없습니다. 법과 유정의 제 성품이 모두 공하여 조그만큼의 진실도 없음을 여실히 관찰하면 모든 음식에 의존하지 않게 됩니다.” 妙吉祥曰:“法及有情皆如幻化,是故一切無資食者。若諸有情不能如實了達諸法皆如幻化,則於諸趣生死輪迴,虛妄執爲有所資持,然彼資持都不可得。如實觀察法及有情,自性俱空無少眞實,則於諸食無所資持。” ## 004_1083_c 용길상이 말했다. “나는 지금 주림과 목마름이 끊어진 자리에 머무르고자 합니다.” 龍吉祥言:“我今欲住斷除飢渴。” ## 004_1083_c 묘길상이 대답했다. “주림도 목마름도 없거늘 어찌 끊는 일이 있겠습니까? 마치 요술쟁이가 말하기를 ‘나는 지금 아지랑이 속에서 물을 구해다가 주림과 목마름을 면하련다’ 하는 것같이 그대도 그러합니다. 妙吉祥曰:“飢渴尚無,何有能斷?譬如幻士作如是言:‘我今欲求陽焰中水斷除飢渴。’汝今亦然。 ## 004_1083_c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은 모두가 아지랑이 같고, 모든 유정은 모두가 요술쟁이 같거늘 어떻게 주림과 목마름을 면한 자리에 머무르겠습니까? 허망한 분별로 짓는 법 가운데는 끊는 이와 끊을 바를 모두 얻을 수 없나니, 이미 주림과 목마름이 없거늘 끊을 이가 누구이겠습니까? 모든 법은 본래 제 성품이 구족하여 주리고 목마름이 도무지 없거늘 무엇을 제하겠습니까? 所以者何?以一切法皆如陽焰,一切有情皆如幻士,云何欲住斷除飢渴?虛妄分別所作法中,能斷、所斷俱不可得,旣無飢渴,除斷者誰?諸法本來自性充足都無飢渴,何所除斷? ## 004_1083_c 어리석은 범부는 이것을 여실히 알지 못하고 말하기를 ‘나는 주리고 목마르니 끊어 버리리라’ 하지만, 지혜 있는 이들은 주리고 목마름이 본래 없음을 여실히 알아서 끊어 버리려 하지 않습니다. 이미 모든 법의 성품이 공함을 요달하면 다시는 생사하는 여러 길에 헤매지 않고, 희론을 떠나 분별이 없게 되며, 온갖 법에서 머무를 바 없는 것에 머무르며, 의지함ㆍ물듦ㆍ들어감ㆍ나감이 모두 없어 끝내 해탈하여 분별이 영원히 없습니다.” 愚夫於此不如實知,謂我飢渴欲求除斷;諸有智者能如實知飢渴本無不求除斷,旣能了達諸法性空,不復輪迴生死諸趣,遠離戲論無所分別,於一切法住無所住,無依、無染,無入、無出,畢竟解脫,分別永無。” ## 004_1083_c 용길상이 말했다. “존자께서 말씀하신 법문과 같이 그대로 법계가 나타났습니다.” 龍吉祥言:“如如尊者說諸法要,如是如是法界出現。” ## 004_1083_c 묘길상이 대답했다. “참다운 법계에는 나옴ㆍ빠짐ㆍ구부림ㆍ폄이 있는 것이 아니니,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참다운 법계에는형상을 여의어 고요하므로 나옴ㆍ빠짐이 없고, 분별할 수 없고 희론할 수 없고, 의지함ㆍ머무름ㆍ취함ㆍ버림이 없고, 요동ㆍ변함ㆍ물듦ㆍ깨끗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妙吉祥曰:“非眞法界有出、有沒、有屈、有伸。所以者何?眞法界者,離相寂然,無出、無沒,不可分別、不可戲論,無依、無住,無取、無捨,無動、無轉,無染、無淨。 ## 004_1084_a 마치 허공의 경계가 요동ㆍ변함ㆍ취함ㆍ버림ㆍ의지함ㆍ머무름이 없고, 희론할 수 없고, 분별할 수 없고, 벗어남이 없고, 빠짐이 없는 것같이 모든 법도 으레 제 모양이 본래 공하고 성품도 형상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얻을 수 없나니, 만일 모든 법의 형상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이미 열반에 드신 부처님도 얻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如虛空界,無動、無轉,無取、無捨,無依、無住,不可戲論、不可分別,無出、無沒;諸法亦爾,自相本空,性亦非有,相不可得。若諸法相有可得者,已般涅槃佛應可得故。 ## 004_1084_a 온갖 법은 아뢰야도 없고, 탐욕도 없고, 빛ㆍ보임ㆍ상대ㆍ형상들도 없어서 본래 적멸합니다. 그러므로 긍가 강의 모래같이 많은 부처님들이 비록 반열반에 드셨지만 한 법의 사라짐도 없습니다. 一切法無阿賴耶、無尼延底,無色、無見、無對、無相,本來寂滅。是故諸佛如殑伽沙,雖已般涅槃而無一法滅。 ## 004_1084_a 이른바 물질의 사라짐과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사라짐이 없고, 눈의 영역의 사라짐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영역의 사라짐도 없으며, 물질의 영역의 사라짐과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영역의 사라짐도 없으며, 눈의 경계의 사라짐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경계의 사라짐도 없으며, 물질의 경계의 사라짐과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경계의 사라짐도 없으며, 謂無色薀滅及受、想、行、識薀滅,亦無眼處滅及耳、鼻、舌、身、意處滅,亦無色處滅及聲、香、味、觸、法處滅,亦無眼界滅及耳、鼻、舌、身、意界滅,亦無色界滅及聲、香、味、觸、法界滅, ## 004_1084_a 안식의 경계의 사라짐과 이식ㆍ비식ㆍ설식ㆍ의식ㆍ법식의 경계의 사라짐도 없으며, 눈의 접촉의 사라짐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의 사라짐도 없으며, 눈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의 사라짐과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접촉이 연이 되어 생긴 모든 느낌의 사라짐도 없으며, 지계(地界)의 사라짐과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ㆍ식계(識界)의 사라짐도 없습니다. 亦無眼識界滅及耳、鼻、舌、身、意、識界滅,亦無眼觸滅及耳、鼻、舌、身、意、觸滅,亦無眼觸爲緣所生諸受滅及耳、鼻、舌、身、意觸爲緣所生諸受滅,亦無地界滅及水、火、風、空、識界滅。 ## 004_1084_a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셔도 한 법도 열반에 들 것이 없습니다. 누구든지 반열반에 든 지위에 사라짐의 법이 있게 한다면 이는 곧 공계의 지위도 사라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성이 본래 적멸하고, 제 성품이 고요하여가장 조용하므로 다시 사라지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如是諸佛雖般涅槃,而無一法般涅槃者。諸有欲令般涅槃位有法滅者,卽爲欲令太虛空界彼位亦滅。所以者何?一切法性本來寂滅,自性寂靜,最極寂靜,不可更滅。 ## 004_1084_b 여러 어리석은 범부들은 여실하게 알지 못하여 반열반할 때에 사라진다는 생각(滅想)을 일으켜 나(我)와 내 것(我所)이 이제 막 사라진다고 합니다. 저들은 나와 유정 내지 아는 자와 보는 자에 집착하고 제 성품의 법이 있거나 없음에 집착하기 때문에 반열반할 때에 일체가 영원히 멸한다고 합니다. 저는 저들은 모두 태어남ㆍ늙음ㆍ병듬ㆍ죽음ㆍ시름ㆍ탄식ㆍ고통ㆍ걱정ㆍ번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諸愚夫類不如實知,般涅槃時方起滅想,謂:‘我、我所今時乃滅。’彼由執著我及有情廣說乃至知者、見者,及由執有、無自性法般涅槃時一切永滅,我說彼類皆不能解脫生老病死愁歎苦憂惱。 ## 004_1084_b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어리석은 범부들은 법의 본 성품을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나니, 법의 본 성품을 알거나 깨닫지 못하는 까닭에 불세존이나 큰 제자들이나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있는 보살들이 심히 깊은 법을 깊이 믿고 이해하며, 항상 얻을 바 없는 행을 즐거이 받들어 행하며, 과거의 여러 부처님께 선근을 많이 심어 큰 신통이 있고 큰 세력을 갖춘 참되고 깨끗한 인도자이며, 위없는 선인과 항상 어기게 되고, 所以者何?彼愚癡類於法本性不知不覺,由不知覺法本性故,與佛世尊及大弟子不退菩薩於甚深法有深信解,恒樂受行無所得行,於過去佛多種善根,有大神通具大勢力,眞淨商主、無上天仙常有違諍。 ## 004_1084_b 어기는 까닭에 그 어리석은 범부들은 긴 밤에 헤매고, 더러운 냄새를 풍기므로 모든 성현들이 모두 멀리 피하고, 지혜로운 이들이 모두가 생사하는 것을 미워합니다. 以違諍故,彼諸愚夫長夜沈淪不淨臭穢,一切賢聖咸遠避之,智者共訶鄙惡生死。 ## 004_1084_b 마치 마을이나 읍 가까이 쓰레기 더미가 있는데 밤낮으로 끊임없이 사람이나 짐승이 왕래하노라면, 깨끗하지 않고 더럽고 냄새나는 똥오줌만이 쌓이는 것같이 어리석은 범부들이 법의 본 성품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지극한 죄악을 더하고, 썩는 냄새와 부정한 생사를 내어 성현들의 꾸지람을 받고, 지혜로운 이들이 멀리 여의게 하나니, 나는 그러한 무리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 따위 갖가지 허물을 여의지 못하리라 합니다.” 如近城邑村落糞壤,如如晝夜人畜往來,如是如是增長不淨、可惡、臭穢便利等物;如是愚夫於法本性不能覺了,增長極惡、生臭、爛臭、不淨生死,聖賢訶毀,智者遠離,我說彼類不能解脫生老病等種種過患。” ## 004_1084_b 그때에 용길상이 물었다. “존자여, 어찌하면 모든 법을 여실히 아십니까?” 묘길상이 대답했다. “누구든지 분별 없는 마음으로 멀리 여읨에 순종하고, 멀리 여읨에 나아가고, 멀리 여읨에 이르러 가면 이런 이는 능히 모든 법을 여실히 압니다.” 時龍吉祥問言:“尊者!云何於法能如實知?”妙吉祥曰:“諸有能以無分別心隨順遠離、趣向遠離、臨至遠離、如是於法能如實知。” ## 004_1084_c 용길상이 말했다. “누가 요술 같은 일을 능히 멀리 여의겠습니까?” 묘길상이 대답했다. “이것이 그대로 요술을 멀리 여의는 것입니다.” 龍吉祥言:“誰於幻事而能遠離?”妙吉祥曰:“卽此能於幻事遠離。” ## 004_1084_c 그때에 선현이 그곳에 와서 말했다. “두 대사(大士)여, 무슨 이야기를 하십니까?” 爾時,善現來到其所,言:“二大士何所談論?” ## 004_1084_c 묘길상이 따져 물었다. “대덕이여, 지금 무슨 법을 말했기에 대사라 하십니까? 우리들은 조그만큼의 진실한 법도 대사라 불릴 만치 이야기한 것이 없습니다. 대성이신 법왕께서도 한 번도 조그만큼의 진실한 법도 대사라 불릴 만한 것이 있다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모든 법은 메아리 같아서 모두가 진실이 아니니, 그 메아리가 어찌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時,妙吉祥詰言:“大德!今說何法名爲大士?我等不見有少實法可名大士而共談論,大聖法王亦未曾說有少實法名大士者。諸法如響皆非眞實,其響豈能有所談論?” ## 004_1084_c 구수 선현이 이 말을 듣고, 얻을 바 없음의 삼마지에 들었다가 잠시 뒤에 다시 정려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히 서다림 쪽을 향하여 이렇게 말했다. 具壽善現聞是語已,入無所得三摩地門,經須臾閒還從定起,合掌恭敬向誓多林作如是言: ## 004_1084_c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오니 증득하신 하신 바와 말씀하신 바가 모두가 심히 깊고 미묘하고 고요하여 보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따져 생각할 바가 아니어서 따져 생각할 경지를 초월했으며, 집착을 영원히 소멸하여 온갖 얽매임을 끊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묘한 법은 불가사의하여서 모든 유정들이 들으면 모두가 이익을 얻게 하시고, 보살들로서 이미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이른 이와 혹은 만수실리를 으뜸으로 하여 내지는 최초로 대승의 마음을 내어 대보리에 나아가려 하는 보살들도 모두가 이 심히 깊은 법에서 서고 서로 가까이하면서 같이 이야기하게 하십니다.” “我今歸佛所證所說,無不甚深、微妙、寂靜,難見、難覺,非所尋思、超尋思境,永害執取,斷諸纏、縛,如是妙法不可思議,令諸有情聞獲利樂。若諸菩薩已得不退,曼殊室利而爲上首,乃至或有最初發心趣大菩提諸菩薩衆,皆共於此甚深法中,展轉相親作斯談論。” ## 004_1084_c 묘길상이 말했다. “대덕이여, 아셔야 합니다. 여기에는 친한 이도 없고 친하지 않은 이도 없으며, 미혹한 이도 없고, 미혹하지 않은 이도 없습니다. 또 서로서로 토론하고 이야기할 일도 없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조그마한 법도 조그마한 법과 친하거나 원수질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온갖 법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妙吉祥曰:“大德!當知此中無親、無不親者,亦無迷謬、不迷謬者,又無展轉共談論事。所以者何?無有少法能與少法爲親怨等。何以故?以一切法無所有故。” ## 004_1084_c 구수 선현이 다시 말했다. “아까 두 대사가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는데 어찌하여이야기한 일이 없다 하십니까?” 具壽善現復言:“向者見二大士共論深法,云何而言無談論事?” ## 004_1085_a 묘길상이 대답했다. “대덕이여, 혹시 요술 속의 사람이나 꿈의 경계나 메아리나 형상이나 아지랑이나 그림자나 허깨비가 서로서로 깊은 법의 이치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까?” “보지 못했습니다.” 妙吉祥曰:“大德!頗聞幻士、夢境、響、像、陽焰、光影、變化及尋香城展轉共論深法義不?”答言:“不也!” ## 004_1085_a 묘길상이 말했다. “모든 법은 요술ㆍ꿈ㆍ메아리 따위와 같거늘 어떻게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겠습니까? 마치 요술 속의 사나이가 변화하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심히 깊은 법의 이치를 듣고서 믿고 이해하거나 받아 지니거나 형상을 취하거나 이름과 몸 따위를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妙吉祥言:“諸法如幻、夢境、響等,云何可言見共談論?豈有幻士聞化佛說甚深法義,信解、受持、取相思惟名身等事?” ## 004_1085_a 그때에 선현이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멸정(滅定)에 들었다. 이때에 사리자가 그곳에 와서 묘길상에게 물었다. “대사여, 아시겠는지요? 선현은 지금 무슨 정려에 드셨습니까?” 爾時,善現聞是語已,於此方所便入滅定。時,舍利子來至其處,問妙吉祥:“大士!頗知善現今者入何等定?” ## 004_1085_a 묘길상이 말했다. “사리자여, 대덕 선현은 조그만한 법도 어기지 않습니다. 이 까닭에 법을 어기지 않는 정려ㆍ머무는 바 없는 정려ㆍ의지하는 법 없는 정려ㆍ집착해 갈무리함이 없는 정려ㆍ집착해 갈무리함을 없앤 정려에 항상 물들어갑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 말함과 말과 옴과 감과 머무름과 누움이 있지는 않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대덕 선현은 모든 법의 제 성품이 모두 공하여 얻을 수 없음을 믿어 알기 때문입니다.” 妙吉祥言:“唯!舍利子!大德善現不違少法,由此常入不違法定、無所住定、無依法定、無執藏定、害執藏定。非住此中,有言有說,有來有往,有住有臥。何以故?大德善現信解諸法自性皆空、不可得故。” ## 004_1085_a 그때 사리자가 다시 물었다. “모든 법은 무엇으로 성품을 삼습니까?” 묘길상이 말했다. “모든 법은 모두가 성품 없음으로써 성품을 삼나니, 이러한 성품 없음도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時,舍利子復問:“諸法以何爲性?”妙吉祥言:“諸法皆以無性爲性,如是無性亦不可得。” ## 004_1085_a 그때에 선현이 정려에서 일어났다. 묘길상이 말했다. “밥 때가 되어 가니 속히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시오.” 善現爾時便從定起。妙吉祥曰:“食時將至,宜速入城巡行乞食。” ## 004_1085_a 선현이 대답했다. “대사여, 나는 이제 새삼스럽게 성에 걸식하러 가지 않겠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나는 이미 온갖 마을ㆍ성ㆍ읍ㆍ부락 따위 생각을 멀리 여의었고, 또 온갖 물질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의 생각도 멀리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善現對曰:“大士當知!我今不復入城乞食。所以者何?我已遠離一切城邑、村落等想,亦已遠離諸色、聲、香、味、觸、法想。” ## 004_1085_a 묘길상이 말했다. “대덕 선현이여, 만일에 온갖 생각을 이미 멀리 여의었다면 어찌하여 선현도 왕래하고 계십니까?” 妙吉祥曰:“大德善現!若已遠離一切想者,云何現有遊履往來?” ## 004_1085_b 선현이 반문하였다. “여래께서 변화하신 몸에 어찌 현실로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 따위 모든 법이 있으며, 어떻게 현실로 왕래하고 굽신거리고 돌아다보는 일이 있겠습니까?” 善現詰言:“如來變化,云何現有色、受、想、行、識等諸法,云何現有遊履往來、屈伸、顧視?” ## 004_1085_b 묘길상이 말했다. “장하십니다. 대덕 선현이여, 부처님의 참된 아들이십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선현은 다툼 없는 머무름을 얻은 이 가운데서 으뜸이며,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妙吉祥曰:“善哉!善哉!大德善現!佛之眞子,是故如來常說:‘善現得無諍住最爲第一。’” ## 004_1085_b 그리고 그는 다시 말했다. “대덕이여, 그만두시오. 내가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해다가 공양 준비를 마치고는 다시 여래께 가서 왕림하시기를 청하고, 여러 대덕들은 희유한 음식을 마련케 하여 좋은 이익을 얻게 하겠습니다.” 復言:“大德!且止斯事,我欲入城巡行乞食,飯食事訖詣如來所。我當奉請令諸大德,設希有食令獲善利。” ## 004_1085_b 사리자가 말했다. “대사여, 지금 우리들을 위하여 어떤 음식을 베푸시겠습니까?” 舍利子言:“大士!今者欲爲我輩設何等食?” ## 004_1085_b 묘길상이 대답했다. “대덕이여, 내가 지금 베푸는 음식은 덩어리를 지을 수 없고, 목구멍에 삼킬 수 없고, 향과 맛과 감촉이 아니고, 3계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고, 얽매이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대덕이여, 이와 같은 묘한 음식은 여래의 음식이요, 다른 이의 음식이 아닙니다.” 妙吉祥曰:“大德!我今所設食者,不可分段,不可呑咽,非香、味、觸,非三界攝,亦非不繫。大德當知!如是妙食是如來食,非餘食也!” ## 004_1085_b 사리자가 말했다. “지금 우리들은 대사께서 말씀하신 희유한 음식의 이름만을 들어도 이미 배가 부르거늘 하물며 음식을 먹은 뒤이겠습니까?” 舍利子言:“今我等輩聞大士說希有食名悉已飽滿,況當得食!” ## 004_1085_b 묘길상이 말했다. “나의 이 음식은 육안(肉眼)이나 천안(天眼)이나 혜안(慧眼)으로는 도무지 볼 수 없습니다.” 妙吉祥曰:“我此食者,肉、天、慧眼皆不能見。” ## 004_1085_b 그때에 선현과 사리자가 이러한 법어를 듣고, 슬며시 멸정으로 들어갔다. 爾時,善現及舍利子聞如是語俱入滅定。 ## 004_1085_b 이때에 선사보살이 묘길상에게 물었다. “지금 두 상인(上人)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정려에 들었습니까?” 時,善思菩薩問妙吉祥言:“今二上人食何等食、入何等定?” ## 004_1085_b 묘길상이 대답했다. “이 두 존자는 무루의 음식을 먹고는 의지할 바 없고 물듦 없는 정려에 들었습니다. 누구나 이 음식을 먹고 이 정려에 머무는 이는 다시는 3계의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妙吉祥言:“此二尊者食無漏食,入無所依、無雜染定。諸食此食、住此定者,畢竟不復食三界食。” ## 004_1085_b 그때에 선현과 사리자가 모두 정려에서 일어나니 묘길상을 위시한 모든 보살과 성문들이 서로서로 반가워하며성으로 들어가 마음대로 다니면서 걸식을 하였다. 爾時,善現及舍利子俱從定起,與妙吉祥及諸菩薩、聲聞等衆互相慶慰,各各入城,隨意所往巡行乞食。 ## 004_1085_c 구수 선현도 되는 대로 어떤 집에 들어가서 비고 고요한 곳에 잠자코 섰으니, 어떤 근사녀가 그를 보고 와서 물었다. “대덕이시여, 여기에서 계시는 것은 무엇을 바라시는 것입니까?” 선현이 대답했다. “자매여, 나는 걸식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와 있소.” 具壽善現隨入一家空靜之所默然而住,有近事女見已問言:“大德!住斯爲何所欲?”善現報曰:“姊妹當知!爲乞食故,我來住此。” ## 004_1085_c 근사녀가 말했다. “성자 선현이여, 아직도 음식의 생각을 두루 알지 못하십니까?” 선현이 대답했다. “나는 본래부터 음식의 생각을 이미 다 두루 알았소.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온갖 음식의 생각은 처음과 중간과 뒤가 모두 자연히 공하기 때문이오.” 近事女言:“聖者善現!今於食想未遍知耶?”善現報言:“我從本際所有食想皆已遍知。所以者何?一切食想前、中、後際皆自然空。” ## 004_1085_c 근사녀가 말했다. “성자시여, 손을 펴십시오. 제가 음식을 받들어 올리겠습니다.” 近事女言:“唯然!聖者!應自伸手,我當奉食。” ## 004_1085_c 구수 선현이 손을 펴니, 근사녀(近事女)가 말했다. “성자 선현이여, 아라한의 손이 이런 것입니까?” 具壽善現便伸其手。近事女言:“聖者善現!阿羅漢手今此是耶?” ## 004_1085_c 선현이 대답했다. “아라한의 손은 볼 수도 없고, 펼 수도 없습니다. 마치 요술 속의 장부가 요술 속의 사람에게 묻기를 ‘어떤 것이 요술 속의 사람의 손인가? 내가 이제 보고자 하니, 펴 보시오’ 한 것과 같소. 자매여, 잘 아셔야 하오. 그 요술 속의 사람의 손을 볼 수가 있거나 펼 수가 있겠소?” 근사녀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대덕이여.” 善現報言:“阿羅漢手非所能見,亦不可伸。譬如幻士問幻士曰:“何等名爲幻士之手,吾今欲見請爲伸之。’姊妹當知!彼幻士手頗有能見及可伸耶?”近事女言:“不也!大德!” ## 004_1085_c 선현이 타일렀다. “그렇습니다. 자매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온갖 것이 요술 같아서 모두가 공하다’ 하셨기 때문에 아라한의 손을 실제로 볼 수 있다든가 펼 수 있다고 하지 못합니다.” 善現報曰:“如是!姊妹!佛說一切如幻皆空故,不可言阿羅漢手實有可見及有可伸。” ## 004_1085_c 이때에 그 여자가 이 말씀을 듣고 나니, 이내 선현의 손이 보이지 않았고, 퍽 오래 지나도 음식을 베풀 수 없었으므로 발우 안에다 음식을 넣으려 하였으나 발우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근사녀는 선현의 몸을 빙빙 돌면서 선현의 손을 보려 하였으나 손은 끝내 보이지 않았고 잠깐 사이에 몸까지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는 곧 공경히 선현을 칭찬하였다. 時,彼女人聞如是說,尋卽不見善現之手,遂經淹久不得施食,欲置鉢中,鉢復不現。彼近事女遶善現身,循環覓手竟不能得,瞬息之閒身亦不現,卽便恭敬讚善現言: ## 004_1085_c “거룩하십니다. 성자이시여, 이처럼 거룩하십니다. 몸도 머무르지 않으시고형상도 나타내지 않으시니, 진실로 희유하십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다툼 없는 머무름을 얻은 사람 가운데서는 선현이 으뜸이오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善哉!善哉!聖者!聖者!乃能如是身亦不住、相亦不現,實爲希有,是故如來常說:‘善現得無諍住最爲第一。’” ## 004_1086_a 이때에 그 근사녀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나의 소견을 영원히 끊고 예류과(預流果)를 얻었다. 時,近事女卽於是處,永斷我見獲預流果。 ## 004_1086_a 구수 선현이 몸을 나타내어 그 근사녀를 칭찬하였다. “장하여라. 자매여, 끝내 이와 같은 장부의 법을 성취하였다.” 具壽善現便現其身,讚言:“善哉!善哉!姊妹!遂能如是成丈夫業。” ## 004_1086_a 그때에 여자가 기뻐 뛰면서 가지고 있던 음식을 선현께 바치니, 선현이 그것을 받아 가지고 돌아 나와서 먹었다. 爾時,女人踊躍歡喜,以所持食奉施善現,善現受已出還食之。 ## 004_1086_a 그때에 묘길상이 여러 보살 및 성문들과 밥 먹기를 끝낸 뒤에 함께 부처님께 가서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앉아서 위에 있던 일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時,妙吉祥與諸菩薩、聲聞等衆,各飯食已,俱詣佛所,頂禮雙足,右遶三帀,退坐一面,以如上事具白世尊。 ## 004_1086_a 그때에 여래께서 그가 하는 말을 다 들으시고, 곧 그를 칭찬하였다. “장하고 장하구나. 너희들이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였구나. 그러나 이것은 모두가 부처의 위력임을 알아야 한다.” 爾時,如來聞其所述,卽便讚曰:“善哉!善哉!汝等乃能成斯勝事,當知皆是佛之神力。” ## 004_1086_a 구수 선현도 아까부터 근사녀를 교화시킨 사실을 부처님께 아뢰니, 세존께서 또 그의 선교 방편을 칭찬하셨다. 具壽善現亦以所經化近事女得初果事以白於佛,爾時,世尊亦讚歎彼善巧方便。 ## 004_1086_a 이때에 묘길상이 선현에게 말했다. “저 근사녀가 끊은 나라는 소견은 곧 나의 소견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도 나의 소견이라 하십니다. 時,妙吉祥謂善現曰:“彼近事女所斷我見卽非我見,是故如來說名我見。 ## 004_1086_a 이와 같이 대덕이여, 누구나 보살승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이는 온갖 법을 알고, 보고 깊이 믿어야 합니다. 어떻게 믿고 알아야 하는가 하면 법 그대로 할지언정 생각(精)에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대덕 선현이여, 법의 생각(法想)이라 함은 곧 법의 생각이 아니므로 여래께서도 법의 생각이라 하십니다. 如是,大德!諸有發趣菩薩乘者,於一切法應知、應見、應深信解。云何信解?謂如其法不住於想。所以者何?大德善現!夫法想者卽非法想,是故如來說名法想。 ## 004_1086_a 대덕이여, 잘 아셔야 합니다. 어떤 보살마하살들이 헤일 수 없는 세계에 7보를 가득히 쌓아 두고 보시하여도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이 반야바라밀다에서한 4구게(句偈)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또 남에게 보여 주되 보인다는 생각이 없으면 이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얻는 복덕은 앞의 것보다 곱이나 많습니다.” 大德當知!若菩薩摩訶薩無數世界成滿七寶,持用布施,有善男子、善女人等於此般若波羅蜜多,乃至受持一四句頌,爲他開示無開示想。是善男子、善女人等所獲福聚甚多於前。” ## 004_1086_b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爾時,世尊而說頌曰: ## 004_1086_b 별똥과 허공 꽃과 등불과 요술과 이슬ㆍ거품ㆍ꿈ㆍ번개ㆍ구름 같으니 어떠한 유위의 법칙에서도 이러한 과법을 닦아 익히다. 如星翳燈幻, 露泡夢電雲, 於一切有爲, 應作如是觀。 ## 004_1086_b 그때에 박가범(薄伽梵)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시니, 모든 보살과 필추들과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소락 등 온갖 무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가 몹시 기뻐하면서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時,薄伽梵說是經已,一切菩薩及諸苾芻,世閒天、人、阿素洛等一切衆會,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大般若波羅蜜多經卷第五百七十六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